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마블 컬래버레이션 존’에서 행사 관계자가 ‘S펜’을 이용해 스파이더맨과 관람객의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스마트폰에 예술혼 고취
삼성전자는 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국 만화 출판사 마블의 인기 캐릭터 ‘슈퍼 히어로’들을 만날 수 있는 ‘마블 컬래버레이션 존’을 꾸몄다.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을 태블릿PC, 스마트폰, 카메라 등으로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공간이다. 관람객들은 실물 크기의 캐릭터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는가 하면 ‘S펜’을 이용해 이들을 직접 그리기도 했다.
행사 관계자는 “매일 2만 명 이상이 방문해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며 “특히 전자기기를 어려워했던 어린이, 중·노년층에게도 좀더 친근하게 정보기술(IT) 기기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갤럭시노트2를 공개하며 독일 영화감독 빔 벤더스와 함께한 영화 촬영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열정과 창의성으로 대표되는 패션·영화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창의적인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택도 김중만 작가와 함께 사진전을 열어 자사 스마트폰 카메라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국내 대표 사진작가인 김 씨는 직접 ‘베가 R3’로 사진을 찍어 A4용지 35장을 펼친 크기의 대형 작품을 전시했다. 이로써 팬택은 1300만 화소 카메라인 베가 R3의 장점을 부각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블랙베리는 올 초 ‘Songs in A minor’로 그래미상 5개 부문을 석권한 얼리셔 키스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키스는 개발자, 소매점, 통신사 파트너들과 업무관계를 맺고 블랙베리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특히 여성 사용자들이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많이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업계 전문가는 블랙베리가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편중된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탈바꿈하기 위해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했다.
애플 액세서리 전문기업 인케이스도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작품을 배경으로 다양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LG전자도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손잡고 ‘프라다폰’을 출시한 바 있다.
필립스가 ‘아이언맨3’ 개봉을 앞두고 선보인 20대 한정판 면도기. 붉은색과 금색을 활용해 아이언맨을 형상화했다. 필립스 제공
국내 음향·영상기기 전문 제조사인 코비전자는 지난해 영·유아를 대상으로 애니메이션 주인공 ‘눈보리’ 캐릭터를 넣은 CD플레이어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코비전자는 유명 아기 공룡 캐릭터 ‘곤’을 활용한 CD플레이어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생산하는 애니모드도 지난해 말 마블코믹스와 협업해 ‘아이폰5’ 케이스를 선보인 데 이어 3월에는 갤럭시노트2 사용자들을 겨냥해 배트맨과 슈퍼맨을 활용한 케이스를 출시했다.
전자업계 마케팅 전문가는 “특히 제조 분야에서 이런 마케팅 기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단순히 내부 자원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외부의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협업)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