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국회입법과정 우려 표명공약후퇴 논란 빚자 靑 “사실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업 규제 완화를 주문하면서 과도한 경제민주화를 우려한 것을 두고 청와대 내부에서는 “2009년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언급한 이후 가장 ‘친기업적’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경제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년 고용률이 1984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특단의 대책’을 두 차례나 강조했다.
‘고용률 70%’는 ‘중산층 70%’와 함께 박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서 내놓은 핵심 공약이다. 하지만 정부 안에서는 이대로 갈 경우 직전 정부의 ‘747 공약’(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처럼 허망하게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회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에 우려를 나타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이 공약 입법 과정에서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나치게 대기업을 얽매는 법안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공약을 통해 밝힌 경제민주화 정책은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것으로 대기업도 대비하고 있다”며 “여기서 지나치게 나갈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날 발언을 통해 대기업에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은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 규제를 완화할 테니 경제 부흥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발언이 국회의 고유 권한인 입법권에 관여하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입법권과 관련된 사안을 미리 언급해 여당에 압력을 가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원재·동정민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