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조건부 교섭 재강조 “MD 축소는 괌-美본토 등 한정… 中과도 합의 없었다” 논란 일축
미국과 일본은 15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조건으로 내건 ‘조건부 대화’를 제시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에 동의하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까지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도쿄(東京)공업대를 찾아 “미국은 진정하고도 신뢰할 만한 비핵화 교섭의 문을 열어 놓고 있지만 (상황 악화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 북한은 이미 했던 약속들을 존중한다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조치란 2005년 9·19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 등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합의한 각종 비핵화 관련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도 15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일본도 대화의 문을 닫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북한 핵 위협이 해소되면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축소할 용의가 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다.
케리 장관은 14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때문에 MD를 추가 배치했는데 북한 위협이 사라진다면 그럴 필요성은 없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측과) 어떤 합의나 대화도 없고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올려진 것도 없다”며 “북한 때문에 위협받는 괌, 하와이, 미국 본토 일부, 동맹국 방어를 위해 배치했던 바로 그 MD의 축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전날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은 동아시아에 증강 배치한 MD를 축소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AP통신 등 일부 외신과 일부 국내 언론은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동아시아 MD 시스템 축소를 제안했다”고 해석해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이 같은 확대 해석이 나오자 자신의 발언은 미국의 아시아 MD 시스템 전반이 아니라 최근 괌에 투입한 중거리 미사일 요격망 ‘고고도방어체계(THAAD), 한반도에 전진 배치한 두 척의 MD 장착 구축함에 제한된 것임을 확실히 정리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