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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서유현]창조경제의 핵심 ‘뇌 연구’

입력 | 2013-04-16 03:00:00


서유헌 한국뇌연구원 원장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일 차세대 산업에 필수적인 미래 성장동력으로 뇌연구를 제시하였다. 인간 뇌활동지도(Brain Activity Map)를 만들어 인간의 사고, 이성, 감정, 행동, 폭력, 기억, 교육을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세기적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위시한 수많은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또 신경컴퓨터, 신경로봇과 같은 미래사회의 혁명을 가져올 뇌관련 산업을 새로이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첫해 예산은 1억 달러(약 1120억 원)지만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이보다 앞서 1월 28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미래 인류사회를 혁명적으로 바꿀 주력사업(EU Flagship Program)으로 ‘인간뇌프로젝트(Human Brain Project)를 선정하고 향후 10년간 11억9000만 유로(약 1조8000억 원), 매년 1800억 원을 스위스 로잔공대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슈퍼컴퓨터에 입력해 인간뇌를 재구성하는 거대 사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류는 수많은 은하를 찾고 원자보다 작은 미립자도 규명하지만 양쪽 귀 사이에 있는 약 3파운드(약 1.4kg)짜리 뇌의 신비는 아직 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미래과학의 마지막 도전 분야로 우주연구, 즉 외계의 우주연구와 소우주, 내우주인 뇌연구를 들고 있다. 거대한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일도 인간의 뇌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뇌의 신비가 우주보다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외국 언론 매체들은 “뇌지도 작성사업이 성공한다면 치료제 개발 등 경제효과가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은 1990년부터 이렇게 중요한 마지막 프런티어 과학인 뇌연구를 위해 뇌연구에 관한 10년 법안(Decade of the Brain)을 제정하였으며, 일본은 ‘뇌의 세기’를 선언하고 집중적 투자를 통해 미래를 선점하고자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1998년에 여야 합동으로 ‘뇌연구촉진법’을 제정하여 뇌연구 촉진 시책을 마련하고 뇌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예상보다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뇌연구 예산은 미국의 164분의 1, 일본의 17분의 1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주자로 뛰고 있으나 지금부터 완전히 스마트한 뇌를 닮은 신경 컴퓨터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새 정부는 새로운 부가가치, 먹거리와 고용을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국정의 주요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 창조경제의 핵심 원동력은 창의의 본산인 ‘뇌연구’에서 온다. 한국뇌연구원은 뇌 융합연구로 과학기술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새로운 일자리 확대를 제시하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우리나라 뇌연구에 국민들의 폭넓은 관심과 지지는 물론 국가 차원의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

서유헌 한국뇌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