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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ing 3.0]“봄을 마신다” 상큼한 음료 한잔, 건강 챙기고 재미 톡톡

입력 | 2013-04-17 03:00:00

“아메리카노가 전부가 아니다” 음료 업체, ‘탈커피’ 선언




봄에는 커피 대신 상큼한 음료를 마셔보자. 봄을 맞아 식음료 담당 기자들이 새롭게 나온 음료 다섯 제품을 모아 놓고 시음회를 가졌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그럼 전 카페라테로.”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의 한 커피숍. 연인들부터 소개팅으로 첫 만남을 가지는 선남선녀, 일 얘기를 하는 직장 동료…. 다양한 관계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시키는 음료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뿐. 변화를 줘봤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혹은 ‘캐러멜 라테’ 정도다. 사람은 다양하지만 차는 딱 두 종류인 불편한 현실.

최근 음료 업체들이 봄을 맞아 ‘탈(脫)커피’를 선언했다. 알록달록한 색을 강조한 음료부터 건강을 생각한 제품까지 다양하게 내놨다. “아메리카노가 전부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이 제품들을 동아일보 산업부 식음료 담당 기자 4명이 마셔보고 평가해봤다. 소개는 ‘가나다’순으로 했다.

던킨도너츠 ‘라임 모히토’

라임 퓌레(과실을 갈아 얻어지는 걸쭉한 상태의 액)에 사이다를 섞은 ‘에이드’ 음료다. ‘모히토’는 ‘노인과 바다’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즐겨 마신 칵테일로 이를 음료 형태로 만든 것이다. 가격은 4200원(스몰), 5000원(레귤러).

▽김현진(이하 김)=녹색 음료란 점에서 일단 시각적으로 끌린다. 에메랄드그린 등 녹색은 올해 상반기 유행하는 색이기도 하다. 톡 쏘는 사이다 탄산 때문에 다른 음료에 비해 청량감이 높다. 5월 말이나 6월 초여름에 어울릴 음료다.

▽김범석(이하 범)=투명한 색에서 녹색으로 점차 변하는 ‘그러데이션’ 효과부터 눈에 들어온다. 탄산이 톡톡 터지는 모습까지 더해 5가지 음료 중 가장 먹음직스럽다. 라임과 사이다가 합쳐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맛을 기대했지만 사이다 맛이 강해 라임 맛이 묻히는 느낌이다. 가격도 부담스럽다.

▽장관석(이하 장)=초여름 날씨에 봄나들이 나갔을 때 갈증을 느끼면 이 음료에 가장 먼저 손이 갈 것 같다. 다만 라임 존재감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라임 씹는 맛이 좀더 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

망고식스 ‘망고&딸기 주스’

동남아 필리핀산 망고와 충남 논산 딸기를 첨가물 없이 그대로 갈아 넣어 만든 ‘슬러시’ 형태의 음료다. 두 음료를 한데 섞지 않고 위(딸기) 아래(망고)로 층을 나눠 시각적으로 재미를 줬다. 가격은 5900원.

▽김=딸기의 빨간색과 망고의 노란색이 알록달록해 가장 봄 음료답다. 음료 윗부분에선 딸기의 새콤함이, 아랫부분에선 부드러운 망고 맛이 난다. 마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나오는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 같은 느낌이랄까.

▽염(이하 염)=망고 음료를 먹을 때 ‘걸쭉한’ 느낌이 부담스러웠는데 딸기의 상쾌한 맛과 합쳐지니 새로운 느낌이 난다. 생과일을 갈아 만들어 씹히는 맛도 난다. 처음엔 층을 이루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계가 허물어지며 서로 섞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장=물리적인 결합은 있지만 화학적인 결합이 없어 그냥 딸기 음료와 망고 음료를 각각 마시는 느낌이다. 하지만 생과일을 갈아 넣어 씹히는 맛을 강조한 점은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꼽힐 것이다.

미스터도넛 ‘발아 현미 크러시’

경기 이천 쌀을 한 꺼풀 벗겨내 싹을 틔운 발아 현미를 얼음과 함께 갈아 만든 ‘슬러시’ 음료다.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민감한 젊은 세대와 밥 먹을 겨를 없는 바쁜 직장인을 겨냥해 ‘한 끼 식사’ 대용 콘셉트로 나왔다. 가격은 4500원.

▽김=많이 달지 않아서 좋다. 발아 현미와 얼음 알갱이의 부드러운 느낌에 동글동글한 뻥튀기의 바삭한 맛을 가미해 지루함을 없앴다. 다른 음료와 달리 마시고 난 후 ‘든든함’을 느낄 수 있어 아침 대용으로 마실 수 있다. 입맛 없을 때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로 봄보다 무더운 여름에 어울리는 음료 같다.

▽범=최근에 미숫가루나 곡물을 주제로 한 음료가 많이 나와서 그런지 첫인상은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쭉쭉 들이키게 된다. 달지 않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에게도 어울릴 음료다.

▽염=시중에 나온 미숫가루 음료보다 달지 않고 고소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초여름 지친 수험생이나 직장인에게 ‘영양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장=음료 윗부분에 있는 뻥튀기가 ‘감초’ 역할을 한다. 하지만 씹는 맛을 주는 건 좋으나 다소 딱딱해 부드러운 느낌의 음료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준다.

스타벅스코리아 ‘바나나 프라푸치노’

16일 나온 가장 ‘따끈따끈’한 봄 음료다. 얼음을 갈아 만든 ‘슬러시’ 형태의 음료(프라푸치노)로 바나나와 망고주스, 우유가 들어갔다. 바나나 한 개를 통째로 갈아 넣은 것이 특징. 가격은 5900원.

▽김=바나나 맛 속에 망고의 새콤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가볍지 않고 배부르게 하는 ‘묵직한’ 느낌을 준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바나나를 먹는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메뉴다.

▽범=바나나에 망고 맛, ‘오도독’한 얼음 씹하는 느낌까지 하나로 합쳐졌다. 사람에 비유하면 톡톡 튀는 신세대 여성과 같은 느낌이다. 다만 밥 한 끼 값에 육박하는 가격(5900원)이 부담일 뿐이다.

▽염=바나나의 달달한 맛으로 시작해 상큼한 망고 맛으로 끝난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음료 같다. 레포츠를 즐기는 활발한 20대 여성에게 어울릴 음료다.

할리스커피 ‘머스캣 젤리 아이스티’


가루를 타서 만드는 아이스티와는 달리 홍차 잎에서 직접 우려낸 추출액을 사용했다. 청포도맛 젤리를 넣어 아이스티를 ‘씹는 음료’로 바꿨다. 가격은 4800원(레귤러), 5300원(라지).

▽범=그냥 홍차가 아니라 ‘청포도맛 젤리를 넣은 홍차’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맛도 홍차의 텁텁함과 젤리의 달달함이 어우러져 개성 있다. 하지만 젤리의 무게가 있어 자꾸만 바닥에 깔린다. 음료와 젤리를 함께 마시기 쉽지 않다.

▽염=기존 홍차 음료가 맑고 상큼하다면 이 제품은 진한 맛이 난다. 홍차 본연의 맛이나 느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제품이다. 오히려 청포도 젤리를 넣지 않았다면 ‘콘셉트’가 명확했을 것 같다.

▽장=달지 않은 홍차 본연의 맛에 ‘씹는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시원하고 달달한 기존 아이스티에 익숙한 사람들이 생소해할 수도 있다.

기자들이 뽑은 음료와 한줄 평

▽김=‘발아 현미 크러시’와 ‘망고&딸기 주스’ (봄에는 건강함과 상큼함이 최고)

▽범=‘라임 모히토’와 ‘바나나 프라푸치노’ (맛과 색 모두 봄을 닮은 음료)

▽염=‘바나나 프라푸치노’와 ‘발아 현미 크러시’ (도시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든든함)

▽장=‘머스캣 젤리 아이스티’와 ‘망고&딸기 주스’ (마시고 씹고…. 이젠 음료도 ‘펀(Fun)’)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