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이 피어야 할 결혼식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신랑 없이 결혼식을 치르는 신부의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 북한에서 볼 수 있는 기이한 결혼식장 풍경이다.
최근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는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에서 신랑 없이 신부가 혼자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례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군사훈련 명령이 떨어져 신랑이 차출돼서다. 북한은 항상 준전시 상태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군사훈련 명령이 내려지는 일이 잦다. 여기에 예외란 없다. 새신랑도 만사 제쳐두고 조국에 충성해야 한다.
빈곤한 살림에 술과 음식을 준비하고 가재도구를 빌려서 어렵게 치르는 결혼식이기 때문이다. 먼 곳에 사는 하객도 이날을 위해 몇 달 전부터 교통편을 예약해 어렵게 참석한다.
손실이 막대해 큰맘 먹고 준비한 결혼식을 취소할 수 없는 노릇. 신부는 마지못해 신랑 없이 혼자서 결혼식을 강행하고 만다고 한다.
한 탈북자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언니의 결혼식을 앞두고 형부에게 군사훈련 명령이 내려졌다"면서 "결혼식을 연기할 수 없어 언니가 울면서 혼자 결혼식을 올렸다"고 북한에서 겪은 경험담을 전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