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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38cm ‘괴물 달팽이’, 美 플로리다주 습격

입력 | 2013-04-16 17:51:00

(사진 = 플로리다 주 농무부 배포)


미국 플로리다 주(州)가 몸집이 쥐만 한 '거대 달팽이'의 습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현지시각) CNN,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최악의 유해성 외래종 중 하나로 꼽히는 아프리카대왕달팽이(Giant African land snail)의 개체 수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지역에서 급증, 피해가 늘고 있다.

서아프리카 토종의 이 거대 달팽이는 다 자라면 껍데기 길이만 최대 25cm에 달하며, 몸길이는 38cm까지 자랄 수 있다. 평균 수명은 5~6년이며 최장 9~10년까지도 생존한다.

플로리다 주 농무부에 따르면 몸집만큼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는 이 달팽이는 농작물을 포함해 500여 종의 식물 종을 먹어치우고 있으며, 주택 등 건물의 벽토와 플라스틱 쓰레기통까지 갉아먹고 있다.

이 달팽이의 날카롭고 단단한 껍질은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바퀴를 터뜨려 도로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끈적끈적한 점액과 배설물이 건물 벽과 인도를 뒤덮고 있는 상황이다.

번식력도 엄청나다. 이 아프리카대왕달팽이는 보통 1년에 알을 약 1200개 낳아 빠른 속도로 수를 늘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달팽이가 인간에게 뇌막염 등 질병을 유발하는 기생충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 미국 내에서 이 달팽이에 의한 인간의 질병 감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당국은 주민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주 전문가들은 플로리다 주 게인스빌에 모여 '아프리카대왕달팽이 과학 심포지엄'을 열고, 이 거대 달팽이를 미국 내에서 뿌리 뽑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프리카대왕달팽이는 플로리다 주에서 2011년 처음 포착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달팽이가 어떻게 처음 미국으로 유입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화물선이나 여행객 등을 통해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 달팽이의 습격으로 피해가 발생하자 플로리다 주는 2011년부터 퇴치 작업을 시작, 지금까지 11만7000마리 이상을 붙잡았다. 또한 현재 매주 1000마리 이상이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지역에서 잡히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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