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플로리다 주 농무부 배포)
미국 플로리다 주(州)가 몸집이 쥐만 한 '거대 달팽이'의 습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현지시각) CNN,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최악의 유해성 외래종 중 하나로 꼽히는 아프리카대왕달팽이(Giant African land snail)의 개체 수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지역에서 급증, 피해가 늘고 있다.
서아프리카 토종의 이 거대 달팽이는 다 자라면 껍데기 길이만 최대 25cm에 달하며, 몸길이는 38cm까지 자랄 수 있다. 평균 수명은 5~6년이며 최장 9~10년까지도 생존한다.
이 달팽이의 날카롭고 단단한 껍질은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바퀴를 터뜨려 도로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끈적끈적한 점액과 배설물이 건물 벽과 인도를 뒤덮고 있는 상황이다.
번식력도 엄청나다. 이 아프리카대왕달팽이는 보통 1년에 알을 약 1200개 낳아 빠른 속도로 수를 늘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달팽이가 인간에게 뇌막염 등 질병을 유발하는 기생충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 미국 내에서 이 달팽이에 의한 인간의 질병 감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당국은 주민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주 전문가들은 플로리다 주 게인스빌에 모여 '아프리카대왕달팽이 과학 심포지엄'을 열고, 이 거대 달팽이를 미국 내에서 뿌리 뽑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거대 달팽이의 습격으로 피해가 발생하자 플로리다 주는 2011년부터 퇴치 작업을 시작, 지금까지 11만7000마리 이상을 붙잡았다. 또한 현재 매주 1000마리 이상이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지역에서 잡히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