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33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지며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 손실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은 지난주 종가보다 140.30달러(9.35%) 떨어진 온스당 1361.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980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인 동시에 2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금값이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폭인 9.35%나 떨어진 건 세계 주요 나라들의 경기침체 현상과 맞물렸다”며 “금값 폭락은 안전자산으로 여겼던 금이 투자자들의 믿음을 산산이 조각내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금속 소비량이 세계 40%에 달하는 중국의 수요가 약해지는 것은 원자재 시장에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럽 경제 위기에 따른 키프로스의 금 매각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 13.9t 중 10t 규모를 매각하기로 합의하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금 팔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회복되지 못한 미국 경제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약해진 미국 내 지역별 제조업 지수가 주식시장에 부담을 안기면서 떨어지는 금값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금값이 낙폭을 키우면서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 손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1년부터 총 5회에 걸쳐 90t의 금을 매입, 2010년 8월 14.4t에 불과했던 금 보유량은 2013년 4월 현재 104.4t까지 불려왔다.
이어 “한국은행의 금 매입은 외화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금값 변동에 따른 단기적 손익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