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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코리아 옷 사러 왔어요” 아르마니가 동대문 부스 찾았다

입력 | 2013-04-17 03:00:00

61개국 참가 ‘글로벌 비즈니스 플라자’ 글로벌 패션업체들 “한국거래 늘릴 것”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글로벌 비즈니스 플라자 2013’ 행사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들이 동대문 패션업체가 마련한 의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고양=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메이드 인 코리아’ 라벨이 붙은 옷들을 사러 왔어요. 가수 싸이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 패션에도 뉴요커들의 관심이 높아졌거든요.”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전시장 내에 마련된 상담부스. 해외 유명 브랜드인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의 크리스 조던 매니저는 이날 개막된 ‘글로벌 비즈니스 플라자 2013’을 찾아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주최한 수출상담 행사였다. 조던 씨는 한국의 의류업체 관계자에게 가격과 생산 공정 등을 꼼꼼히 물으면서 ‘와우’를 연발했다.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에 의류제품을 공급하는 나라는 베트남 중국 등 70여 개국이나 되지만 이 중 한국은 극히 일부만을 차지해왔다. 조던 씨는 “한국은 기능성 의류를 잘 만들어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 같다”며 “한국에서의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를 비롯해 랄프로렌, 토리버치, 자라 등 글로벌 기업의 의류 바이어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들은 동대문패션상인연합회와 패션 벤처기업들이 의류제품을 전시한 ‘동대문패션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패션관을 둘러본 의류 바이어들은 “한국 제품은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관세 혜택도 커서 구매자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적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자라의 관계자는 동대문 상인들에게서 의류를 납품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자라 브랜드를 운영하는 인디텍스의 구매 담당자 글라디스 청 씨는 “한국 기업은 본사가 디자인을 요청하면 발 빠르게 생산하면서도 불량품 비율이 낮아 ‘패스트패션’에 적합하다”며 “거래처를 동대문 의류 상인들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를 찾은 해외 유명 브랜드 토리버치의 관계자는 한미 FTA에 따른 관세 혜택이 크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모나 워우 토리버치 구매담당 디렉터는 “한미 FTA로 관세가 폐지돼 한국에 공장이 있는 기업에서 납품을 받는 게 훨씬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랄프로렌 본사에서 구매를 맡고 있는 김수희 제품개발 시니어디렉터도 “한국 의류제품의 원단이 최고급인 이탈리아 원단과 견줘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높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고급 백화점인 삭스피프스애비뉴의 구매 담당자도 동대문 의류를 수입해 백화점에서 판매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

이번 행사에는 의류업체 외에도 미국 제너럴모터스(자동차) 오라클(통신네트워크솔루션), 영국 테스코(유통기업), 일본 다이소(유통기업) 히타치(정보기술) 등 61개국의 521개사 바이어들이 참가했다. 1700여 개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이들 바이어와 상담했다. 황병소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진흥과장은 “최근 북한의 위협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감도는데도 바이어들이 대거 참가한 것은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