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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조달시장 입찰 ‘위장 中企’ 솎아낸다

입력 | 2013-04-17 03:00:00

정부, 2만7077개 기업 실태조사




대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공공 조달시장 입찰에 편법으로 참여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실태조사에 나선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공공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 위장한 대기업이 있는지를 다음 달 14일까지 조사한다고 16일 밝혔다. 대기업의 진입이 허용되지 않는 가구, 보일러, 공기 살균기, 냉각탑 등 202개 품목 입찰에 참여하는 2만7077개 기업이 조사대상이다.

이는 3일 공포된 ‘중소기업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대한 후속 조치로, 현행법상 중소기업이라 해도 인사권이 대기업에 있거나 대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곳들은 사실상 대기업의 위장 계열사로 분류돼 공공 조달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출자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의 자산을 빌려 쓰고 있으면 퇴출 대상에 해당된다. 중기청은 이와 관련된 사례로 가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S사를 들었다. 2011년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발행주식을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약 5억 원이지만 대기업 L사로부터 임차한 공장 건물과 시설 등의 가치는 약 40억 원에 이른다. 대기업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금전적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 밖에 사업 개시 비용의 51% 이상을 대기업으로부터 지원받거나 임원의 절반 이상을 대기업이 선임하는 중소기업 등도 퇴출 대상에 해당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