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초봉 2900만원… 월급 많아 깜짝 놀랐죠”
“취업 걱정이 한방에 끝났어요. 신바람 나는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게 즐겁습니다.” 이제 입사한 지 10개월가량 된 특성화 고교 출신 두 신입사원에게선 활력이 넘쳤다. 왼쪽부터 최종수, 김지호 씨.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1일 충북 청원군 오창산업단지의 미래나노텍 본사에서 만난 신입직원 김지호(19), 최종수 씨(19)는 싱글벙글이었다. 단정한 유니폼 차림에 사원증까지 목에 건 두 사람은 앳된 얼굴과 달리 반듯한 직장인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들은 특성화고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지난해 7월 말 지역특성화고 채용 전형에 선발돼 시트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채 안 됐지만, 업무 현장에선 연구개발 보조로 제몫을 해내고 풋살(미니축구) 동호회 활동까지 하며 회사생활에 열심이다. 두 사람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미래나노텍에 입사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며 웃어보였다.
미래나노텍은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는 광학필름을 주로 생산하는 정보기술(IT)부품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특성화고 채용을 실시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우수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2002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기업 미래나노텍의 직원은 총 890명에 이른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32인치 이상 LCD TV 광학필름의 약 34%를 생산할 만큼 시장점유율이 높다. LG, 삼성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샤프, TCL 등 글로벌 기업에도 제품을 납품한다. 최근에는 터치패널과 윈도필름, 반사필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히 우수 인력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채용 인원을 대폭 늘려 수시로 뽑았지만 장기간 안정적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할 방안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의 도움으로 특성화고 학생들을 채용하게 됐다.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7월 단양공업고등학교와 부강공업고등학교, 제천디지털전자고등학교 등 지역 특성화 고교의 학교장 추천을 받고 자체 채용 과정(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실무진 면접)을 거쳐 36명의 새 식구를 받아들였다.
김 씨와 최 씨도 그때 입사했다. 충북공업고등학교에서 컴퓨터설계(CAD)를 전공한 김 씨는 필름의 재단시방서 제작을 맡고 있다. 증평공업고등학교에서 컴퓨터전자를 전공한 최 씨는 실제 장비를 다루면서 재단 작업을 한다. 최 씨는 “기계나 장비 다루는 것을 좋아하고 현장 근무도 체질에 맞아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나노텍은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확실하다. 연구개발 보조나 생산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라도 성과가 좋으면 얼마든지 정규 연구직으로 직군을 옮길 기회를 제공한다.
보상 체계도 자랑거리다. 김 씨는 “입사 이후 제일 놀란 부분 중 하나가 보수였다”며 “보통 중견기업이라고 하면 보수나 복지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이곳에서는 인턴 기간 때부터 상당한 대우를 해줘서 인재를 아끼는 회사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래나노텍의 급여는 생산직 신입의 경우 대졸, 고졸 구분 없이 초봉이 2600만 원, 사무직 신입은 2900만 원이다. 연말에는 평가에 따라 기본급 200∼300%의 성과급도 제공한다. 고졸 입사자들을 위해서 이르면 내년부터 사내대학을 설치해 학사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이다.
미래나노텍 측은 “인재 선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소위 학력, 영어 점수 같은 스펙이 아니라 열정과 창의력”이라며 “인센티브, 교육제도를 확실히 갖춘 활기차고 신바람 나는 일터에서 미래의 인재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