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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세수확충 ‘두마리 토끼’ 19조3000억 붓는다

입력 | 2013-04-17 03:00:00

■ 역대 두번째 규모 추경안 확정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17조3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부족한 ‘세입’을 메우기 위한 부분 12조 원,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로 투입하는 부분 5조3000억 원이다. 정부는 여기에 국회 의결 없이 정부가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금사업’을 추가로 2조 원 확대해 총 19조3000억 원을 풀기로 했다. 이번 추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28조4000억 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정부는 16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추경 편성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추경안을 18일 국회에 제출해 다음 달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은 경기 부양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 중 70%가 세입 결손을 메우는 데 사용되는 데다 추가로 쓰는 돈도 단기 일자리 창출, 부동산 경기 부양 등에 많이 쓰여 당장 급한 불만 끄는 정도의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부족한 세수 메우는 데 12조 원 투입


올해 예산안이 1월 1일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3개월 보름여 만에 정부가 다시 대규모 추경안을 내놓은 이유는 경제 활력을 회복하려면 강한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경제는 2011년 2분기(4∼6월) 이후 7개 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성장을 지속하는 등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안팎에서 받고 있다. 광공업 생산과 소비가 올해 1, 2월 연속 감소하는 등 투자와 내수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세수에 큰 구멍이 난 것이 추경 편성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경기침체로 세금이 원래 계획보다 6조 원 정도 덜 걷히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지분 매각 등으로 6조 원을 확보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예산보다 12조 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경 중 12조 원을 이를 메우는 데 쓸 계획이다.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 경정’으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잘못된 경기 예측에 기반을 둔 정부의 ‘장밋빛’ 성장전망과 무리한 세수확보 계획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 부총리는 “잘못된 경제전망을 바로잡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세금이 덜 들어오면 정부 지출이 줄어들어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 지출 7조3000억 원 늘려 일자리 창출 등에 써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서 지출 증액은 5조3000억 원, 기금운용계획 변경에 따른 기금사업 증가액은 2조 원으로 총 세출 확대 규모는 7조3000억 원이다. 이만큼이 경기 부양에 필요한 마중물로 쓰이는 것이다.

일자리 확충과 민생 안정에 3조 원이 투입되고, 중소·수출기업 지원에 1조3000억 원,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방재정 지원에 3조 원 등을 사용할 계획이다. 사업별로는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에 1조4000억 원이 들어가고, 기존 예산안에서 2조8000억 원 규모였던 일자리 창출 분야에 2000억 원이 더 투입된다.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서는 K9-자주포 등 무기체계 보강 등에 1200억 원을 지원한다. 또 최근 언론사, 은행 전산 마비를 야기한 사이버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화이트 해커’ 240명을 양성하기로 하고 여기에 대한 투자도 당초 60억 원에서 24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노인과 장애인 등의 시설에서 생활하는 기초수급자 생계비 지원예산은 79억 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월 생계비 지원 단가는 17만7625원으로 책정됐다.

○ 추경, 경기 살릴 수 있나

정부는 추경 편성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2.3%에서 2.6%로 0.3%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올해 연간 취업자는 25만 명 수준에서 29만 명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추경과 부동산대책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올해 하반기에 3% 성장을 달성해 연간 2.7∼2.8%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문가들도 이번 추경이 경제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한 근본적 대책으로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경 등으로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면 당장의 성장률은 높아지겠지만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지금은 성장동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세종=황진영 기자·유성열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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