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한국인도 무릎다쳐 수술받아美, 9·11이후 12년만에 테러 공포
9·11테러 이후 12년 만에 미국에서 또다시 테러로 의심되는 강력한 연쇄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 전역이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15일(현지 시간) 오후 2시 50분경 제117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열린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내 결승점 부근에서 2차례 폭발물이 터져 8세 소년 등 최소 3명이 숨지고 최소 176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17명은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인 57명은 모두 무사했으나 현장 근처에서 구경하고 있던 안동식 씨(24)가 무릎 부위에 폭탄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당해 긴급 수술을 받았다. 안 씨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충격이 가시지 않아 말을 잇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사망자 가운데 마틴 리처드 군(8)은 대회에 출전한 아버지가 결승선을 통과하기를 기다리다 변을 당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함께 있던 어머니와 누나도 다쳤다. 부상자들은 현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폭발물은 마라톤 코스 주변 쓰레기통에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BS방송이 보도했다. 이어 1시간 20분쯤 뒤 보스턴의 JFK도서관에서도 폭발이 발생했지만 이는 화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마라톤 대회 폭발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보스턴 현지 경찰 등은 사건 당시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정밀 분석하며 범인 색출에 나섰다. 수사 당국은 폭발 당시 현장 부근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남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 남성과 관련해 보스턴 외곽 리비어의 한 아파트를 압수수색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하지만 이번 폭발이 누구 소행이고 동기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용의자로 체포된 사람도 없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16일 뉴욕증시는 전날 보스턴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에도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보스턴=박현진·워싱턴=신석호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