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운구 앞두고 장례식장 출입 통제각국 조문단 2000명… 군경 대폭 증원장례비용 170억원중 절반이 치안예산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으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장례식 준비위원회도 초비상이 걸렸다. 17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오후 7시)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각국 조문단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이 거행되는데 조문단에 전 세계 전현직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국장에 이어 48년 만에 처음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하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각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는 만큼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최 측은 보스턴 마라톤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초대받은 귀빈들에게 최소한 행사 시작 한 시간 전에 세인트폴 대성당에 도착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경찰과 군, 국내정보국(MI5) 등 장례식 치안관계 당국은 보스턴 테러 직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장례식 당일 운구 행렬이 지나가는 대로와 세인트폴 대성당 주변의 경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당초 경찰 4000여 명, 군 2000여 명 등을 동원할 예정이었지만 투입 병력을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운구 행렬 구간과 행사장 주변에는 사복 경찰과 함께 저격수들도 배치된다. 장례식 비용 1000만 파운드(약 170억 원) 중 치안 대책에만 500만 파운드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경찰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적용한 공공질서법 조항을 원용해 장례식 운구 행렬과 식장 주변에서 불안감을 주거나 혼란을 야기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사전에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반(反)대처주의자들은 운구 행렬을 향해 ‘등 돌리기’ 이벤트를 할 계획이다.
고인을 기리는 뜻에서 15분 간격으로 울리는 국회의사당 시계탑 빅벤의 타종은 운구 의식이 시작되는 오전 10시부터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멈춘다.
16일 오후 국회의사당 내 세인트메리 교회로 옮겨진 대처 전 총리의 시신은 장례식 당일 오전 영구차로 세인트클레멘트 교회로 간다. 이어 왕실 근위기병대의 말 6마리가 끄는 포차(砲車)로 옮겨져 2.5km 떨어진 세인트폴 대성당으로 이동한다.
런던=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