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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野지지자 도로점거-방화… 마두로 “전국서 맞불시위 해달라”

입력 | 2013-04-17 03:00:00


14일 열린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이 득표율 1.83%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둔 지 하루 만에 야권을 중심으로 재검표 요구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15일 수도 카라카스에 모인 수백 명의 시위대는 일부 도로를 점거한 채 개표 결과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거리 곳곳에서 불을 지르고 전봇대와 벽에 붙어 있던 마두로의 선거 포스터를 찢으며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시위에 참가한 브리안드 알바르 씨는 “선거 결과는 완전 조작된 것”이라며 “한 표 한 표 재검표하면 야권의 엔리케 카프릴레스 후보가 30만 표 이상 마두로를 앞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야권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전국적으로 마두로 측이 야당 후보 지지자 협박, 위조 신분증 사용 등 불법 선거운동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카프릴레스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마두로의 대선 승리를 발표하는 것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선관위 건물 밖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요청했다. 그는 선거 당국에 항의하는 뜻으로 지지자들이 각자 냄비와 프라이팬을 거리로 들고 나와 세차게 두드리는 평화 시위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15일 마두로 임시 대통령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마두로 대통령 당선인은 “야권 지지자들은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는 “야권에 맞서 평화적인 맞불 시위를 전국에서 일으켜 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