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의 마틴 리처드. 보스턴 글로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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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치 움직이는 죽은 사람과 같았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으로 인해 한 가족이 풍비박산났다.
윌리엄은 이번 보스턴 마라톤에 일반인으로 참가했다가 가슴 아픈 비극의 희생자가 됐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가 그에게 남긴 상흔은 깊고 참담하다. 결승선에게 아빠의 완주를 기다리던 아들 마틴은 폭발에 휘말려 현장에서 사망했고, 딸 제인(6세)는 한쪽 다리를 잃었으며, 부인 데니스는 뇌수술을 받았다. 윌리엄은 파편에 맞았지만 다행히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맏아들 헨리(12)는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일반인 참가자들의 골인 시간을 노렸다. 폭탄이 터진 것은 대회가 시작한지 4시간여, 참가자 2만3000여명 중 1만7500여명이 완주한 뒤였다. 마라톤 결승선에 모인 이들은 한계에 도전한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범인은 폭탄 안에 쇠구슬을 가득 넣어 피해를 극대화했고, 이는 사망자 이외에도 사지 절단 부상자가 10여명이나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윌리엄은 아들을 애도하는 성명에서 “내 사랑하는 아들 마틴은 보스턴에서 일어난 테러로 부상을 입고 죽었습니다. 우리는 만난 적 없으면서도 우리를 위해 기도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합니다”라며 “내 다른 가족들도 중상을 입었지만, 회복중입니다”라고 밝혔다. 윌리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도 죽을 수 있었는데, 응급처치 덕분에 살았다”라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윌리엄의 이웃들은 ‘자택에 도착한 윌리엄은 마치 움직이고는 있지만 죽은 사람 같았다’라며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리차드 가족의 집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꽃으로 애도를 표하는 중이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출처|보스턴 글로브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