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4월 11일, 유니티 테크놀로지스 코리아가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새천년관에서 유니티 게임 엔진과 게임 개발 과정 등을 소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코리아 2013(Unity Technologies Korea)'을 개최했다. 유나이트 코리아 2013은 유니티 엔진 사용자와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컨퍼런스로, 올해가 2회째다. 유니티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시장 동향, 게임 플랫폼의 현주소, 모바일 게임 관련 개발 기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행사 둘째날인 12일, 블랙베리의 케이시 윤(Casey Toon) 개발자 매니저는 ‘유니티를 이용한 블랙베리10 게임 포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개발한 게임, 예를 들어 다함께차차차, 윈드러너, 헬로히어로 등 iOS, 안드로이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블랙베리10으로 쉽게 전환해 서비스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약 30분 정도의 시간만 기다리면 안드로이드용 게임을 블랙베리10용 게임으로 바꿀 수 있다.
이에 IT동아는 직접 그를 만나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IT동아: 반갑다. 먼저 이번 유나이트 코리아 2013에 강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케이시 윤(이하 윤): 한국 개발자들에게 iOS,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블랙베리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는 좋은 시장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국내 시장의 경우 블랙베리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과 비교해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지역, 그리고 유럽의 경우 아직도 블랙베리의 시장점유율은 높은 편이다. 특히, 이번에 블랙베리10으로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고, 블랙베리Z10, 블랙베리Q10 등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즉, 국내 개발자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블랙베리10도 좋은 시장이라는 의미다.
특히, 블랙베리10은 iOS, 안드로이드와 비교해 확실히 다른, 차별점이 있다. 개발자가 이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특색있고, 경쟁력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IT동아: 그럼 개발자가 블랙베리10용으로 개발하기 위해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나?
윤: 아니다. 유니티로 개발한 게임 등 다양한 앱의 경우 쉽게 블랙베리10용으로 변환할 수 있다. 관련 내용도 발표했는데, 앞으로 블랙베리와 유니티는 서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오늘 강연의 주 내용도 유니티로 개발한 게임이나 기타 앱을 블랙베리10으로 바꾸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보여주는 것이었다. 현재 유니티 엔진의 최신 버전은 4.0이다. 여기에 블랙베리 메뉴가 들어간다. 그 메뉴의 버튼을 누르고, 몇 가지 사항만 선택하면 바로 블랙베리10용으로 변환된다.
iOS용이건 안드로이드용이건 버튼만 누르면 바로 바뀐다. (웃음) 변환에 걸리는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 30분 정도면 끝난다. 물론, 바꾸는 앱의 용량이나 콘텐츠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질 수는 있다.
IT동아: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사실 과거에도 안드로이드용 앱을 블랙베리로 변환할 수 있는 개발 툴 등을 공개한 적이 있던 것으로 하는데.
윤: 현재 블랙베리10은 풀터치 방식과 쿼티 방식에 따라 해상도가 다르다. 풀터치의 경우 720x1,280이며, 쿼티의 경우 720x720이다. 이 해상도 부분만 맞춰주면 블랙베리10용으로 변환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IT동아: 유니티로 개발한 앱만 변환할 수 있다는 뜻인가.
윤: 오늘 발표한 내용은 그렇다. 하지만, 유니티 이외에도 다른 게임 엔진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블랙베리 개발팀도 계속해서 해당 내용을 업그레이드 중이다. 이는 블랙베리가 과거에 겪었던 단점을 스스로 고쳐나가기 위한 노력이다. 스마트폰이 업무용에서 개인용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iOS나 안드로이드만큼 사용할 수 있는 앱 수가 적었던 블랙베리의 경쟁력이 뒤처졌었다. 블랙베리는 비즈니스용이라는 이미지가 장점일 수 있지만, 개인 시장에서는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이에 블랙베리10은 개방된, 오픈된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다. 보다 많은 앱과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약속한다. 국내 개발자에게 이런 점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유니티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러한 약속의 실행 중 하나다.
IT동아: 블랙베리10을 탑재한 Z10, Q10 등이 얼마나 판매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개발자 입장이라면, 해당 기기의 판매량이 궁금할텐데.
윤: 블랙베리 Z10을 선보이고 난 뒤, 실제 판매량이 많이 상승했다.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는 제품 물량이 모자랄 정도다. 전체 시장점유율도 Z10 출시 이후 반등했다. 소폭이지만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Z10 구매자를 조사한 결과, 55%의 구매자가 iOS 또는 안드로이드와 같은 다른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만큼 다시 블랙베리로 옮겨오고 있다는 뜻이다. 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Z10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곧 블랙베리 Q10도 출시한다. 블랙베리 Q10은 과거 쿼티 방식을 그대로 탑재한 신제품이다. 블랙베리 마니아들은 이 제품을 많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IT동아: 해상도에 대해서 한번 더 묻고 싶다. 현재 풀터치, 쿼티 방식에 따라 두 개의 해상도가 있다고 했는데, 게임의 경우 해상도 즉, 화면 비율이 다를 경우 이를 완벽하게 지원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윤: 일단, 올해 연말까지 두 가지 버전으로만 나오고 이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리고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쿼티 방식의 720x720 해상도인데, 반대로 이를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까지 쿼티 방식의 킬러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앱이 없다. 즉, 쿼티 자판을 적용해 독특한 인터페이스의 게임을 기획하고, 만들 수 있다. 또한, 블랙베리 Q10이 나오고 난 뒤에는 쿼티 스마트폰 점유율도 분명 늘어날 것이다.
IT동아: 음… 그래도 개발자 입장은 약간 부담되지 않을까. 블랙베리가 어느 정도 지원해 주는 부분은 없는지 궁금하다.
윤: 개발자에 대한 지원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국내 개발자에게 블랙베리 Z10을 지원하는 등 블랙베리로 이용할 수 있는 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다만, ‘초기 블랙베리10용 게임이나 앱 개발에 부담되지 않을까’라는 문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다.
일단, 운영체제가 바뀌고 난 뒤에 초기에 등록되는 게임 또는 앱은 평균적으로 판매율이 높다. 그만큼 매출도 늘어난다. 기회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만약 게임이나 앱이 내부적으로 좋다고 평가했을 경우, 블랙베리 앱 월드 상단의 추천 앱 코너에 올려주거나, 각 지역(나라)에 맞춰 이를 바꿔 보여 줄 수도 있다. 홍보나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니티는 멀티 플랫폼을 지향한다. iOS, 안드로이드, 블랙베리10, 윈도폰 등 모바일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윈도와 같은 PC 운영체제 및 인터넷 익스플로러, 크롬, 파이어폭스 등 다양한 웹 브라우저에서 구동할 수도 있다. 얼마 전 넥슨이 국내에 선보인 ‘삼국지를 품다’라는 게임이 대표적인 사례. 아이폰으로 지하철에서 게임을 즐기다가 PC에서 그대로 이어서 즐길 수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유니티 게임 엔진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번만 개발하면,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블랙베리10도 나섰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최근 블랙베리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등지에서 다시 한번 과거의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 개발자에게 나쁜 소식도 아니다. 이미 아이폰, 안드로이드용으로 개발한 유니티 게임이라면 간단한 작업만으로 블랙베리10용으로 바꿀 수 있다.
유니티는 더 많은 플랫폼을, 블랙베리는 개발자를, 개발자는 다양한 판매 채널을 품은 셈이다. 유니티와 블랙베리, 그리고 개발자의 상생 구도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보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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