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 2주째… 현지직원 라면으로 끼니18일 유진벨재단 방북 허용할지 주목
개성공단의 눈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17일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 출경 게이트 앞에서 북한의 방북 불허 통보를 듣고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사람은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파주=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입주업체 대표 10명은 이날 공단을 방문해 현장 상황과 직원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생필품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이 거부해 성사되지 못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업체 대표의 개성공단 방문 신청에 대해 북한이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를 통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 측은 방북을 거부한 이유로 “현재 정세에 대한 책임은 남한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오전 8시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모인 입주기업 대표들은 정오까지 방북 허가를 기다리다 결국 발길을 돌렸다. CIQ를 다녀온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은 “기업인들이 경영을 하려면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다”며 “20일자로 방북 신청을 다시 해놨고, 방북이 불허되면 또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표단은 ‘22일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신청도 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한 이들 대표단의 요청은 모두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입주기업의 숨통이 끊기지 않게 우선 물류차량의 통행만이라도 재개해 달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이날 잔류 근로자 4명이 남측으로 돌아왔다. 일요일(14일)과 김일성 생일(태양절) 연휴(15, 16일) 기간에는 귀환자가 없었다. 18일 0시 기준으로 개성공단에는 남측 인원 206명(한국인 205명+중국인 1명)이 체류하고 있다. 체류 근로자들은 라면 등 가공식품을 아껴 먹으며 끼니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진벨재단의 방북이 18일 허용되느냐가 정부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 통행 차단조치가 이뤄진 다음 날인 4일 6억7800만 원 상당의 유진벨재단 지원 의약품이 남포항을 통해 반입되도록 허용한 바 있다. 18일에는 재단 관계자들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결핵퇴치 지원센터 8곳을 둘러보고 약품 분배상황도 확인할 예정이다. 북한이 이들의 방북을 허용하면 정치적 상황과 인도적 지원을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이 확인되는 셈이다.
조숭호·강유현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