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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엔 독극물 편지… 공포 확산

입력 | 2013-04-18 03:00:00

보스턴 테러 다음날… 치명적 리신 검출
12년전 9·11 직후엔 탄저균 편지 배달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16일 의회에 독극물 편지가 배달돼 수사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1년에도 9·11테러 발생 직후 의회 등에 탄저균 편지가 배달돼 미국 전체를 테러 공포로 몰아넣은 바 있다.

미 의회경찰은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미시시피) 앞으로 치명적인 독성 물질인 리신 양성 반응을 보인 편지가 발송됐다고 밝혔다. 이 독성 물질은 위커 의원에게 최종 배달되기 전 거치는 우편물검사센터의 검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편지 봉투에는 테네시 주 멤피스 지역의 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었다. 검사센터는 회신 주소가 적혀 있지 않은 것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편지는 세 차례 정밀검사에서 독극물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은 이 편지를 보낸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검거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리신은 아주까리씨에서 추출한 물질로 호흡할 때 몸속에 들어가거나 혈류에 흡수되면 입자 한 개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다. 다른 생화학 물질보다 구하기가 쉽다.

올해 62세인 위커 의원은 2008년 미시시피 주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으며 2012년 재선됐다. 의회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적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공격의 목표가 된 이유가 아직 불분명하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 편지는 의원들이 전날 발생한 폭발 참사와 관련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배달돼 의회를 바짝 긴장시켰다. 경찰은 “추가적으로 의심이 가는 편지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지역구 사무실 등에 비슷한 편지가 배달되는지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9·11테러 일주일 뒤인 2001년 9월 18일부터 약 한 달간 당시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 원내대표이던 톰 대슐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 사무실과 언론사 등에 탄저균이 묻은 편지가 배달된 적이 있다. 2004년에도 당시 다수당인 공화당 원내대표였던 빌 프리스트 의원실에 리신이 들어 있는 편지가 배달됐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채널A 영상]오바마 앞으로도 ‘독극물 편지’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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