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재경회 ‘코리안 미러클’ 출간… 경제정책 입안 원로들 육성 담아
1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리안 미러클’ 발간 기념회에서 이 책의 발간에 참여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의 모임인 재경회(회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뒷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는 ‘육성으로 듣는 경제기적 편찬위원회’(위원장 진념 전 경제부총리·뒷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를 발족해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원로들의 육성을 담아 이 책을 발간했다. KDI 제공
1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전직 고위 경제 관료들이 나서서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의 모임인 ‘재경회’가 공동으로 펴낸 ‘코리안 미러클’(나남) 발간 기념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조경식 전 농림수산부 장관은 “대기업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분위기에서 ‘제2의 경제부흥’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윤세 전 동력자원부 장관도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일부를 규제하기보다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한 뒤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네가 보고한 5개년 경제계획은 정부가 주도하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스탈린식’ 사고방식 같네. 나는 이 계획에 찬성할 수 없네.”
1956년 어느 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경제부처인 부흥부의 한 과장이 올린 보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경제관료들 사이에선 전후(戰後) 복구가 아닌 정부 주도의 개발계획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마침 한국에 원조를 제공하던 미국대외원조처(USOM)가 지원사격을 했다. 기존의 무상원조를 유상차관으로 전환할 계획이니 한국 정부도 장기 경제개발계획을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정부 주도 경제계획을 탐탁해하지 않던 이 대통령도 결국 생각을 바꿔 경제개발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책은 5·16군사정변 직후 경제개발의 엔진이 됐던 경제기획원(EPB)의 탄생과정도 소개했다. 당시 경제개발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기획과 예산 기능이 합쳐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부흥부에 재무부의 예산국을 합친 기획원이 만들어졌다는 것. 특히 기획원이 주도한 ‘월간 경제동향보고회의’는 사실상의 경제정책 의사결정기구였다고 이 책은 소개했다.
이 책의 편집 실무를 책임진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 경제 원로들의 귀중한 경험이 한국의 미래 세대나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받는 개발도상국에 참고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