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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전국 고교 찾아 ‘꿈’ 전파하는 김용민 포스텍 총장

입력 | 2013-04-19 03:00:00

“연어 닮은 모험정신과 열정으로 삶 개척하라”




김용민 포스텍 총장(오른쪽)이 12일 대구 포산고에서 ‘꿈 목표 실천’을 주제로 학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포스텍 제공

“꿈을 키우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좀 막연했어요. 그런데 총장님 말씀은 귀에 쏙 들어와 정말 힘이 납니다.” “화학과 생명과학을 융합한 연구로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게 꿈입니다. 용기가 나네요.”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 있는 포산고(자율형 공립고) 학생들은 12일 김용민 포스텍 총장(60)의 강연을 듣고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2학년 고현석 군은 “청소년 시절부터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꿈을 하나씩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1학년 최재호 군은 김 총장에게 “고교생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김 총장은 “일상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다. 최선을 다하려면 정직해야 하고 정직하면 창의성과 열정도 생겨난다”고 답했다. 김호경 교장은 “10대 때 가진 과학자의 꿈을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이뤄가는 김 총장의 자세가 뭉클했다. 전교생 300명이 모두 인성이 반듯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3월 포항제철고를 시작으로 틈날 때마다 전국 곳곳의 고교를 찾아 ‘꿈’을 들려준다. 지난해에는 한국과학영재고(부산)를 비롯해 대구·울산·서울·경기·세종·한성·대전·전북·광주과학고 등 19개 고교 학생들을 만났다. 올해는 15개 고교를 찾을 예정이다. 19일에는 경북과학고 학생들을 만난다.

김 총장의 말에 고교생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과학기술이 중요하니 꿈을 갖고 열심히 해 달라”는 식의 추상적인 당부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62년 우연히 접한 과학책을 읽고 과학에 흥미를 가진 뒤 꼭 20년 후인 1982년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되기까지, 이후 전자 생명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아 있는 교과서’처럼 들려준다.

김 총장은 학생들에게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강조한다. 어렵고 위험하더라도 도전해서 이루려는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에서다. 이 같은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실패는 단순한 좌절이나 실패가 아닌 성취를 위한 디딤돌이 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지난해 강연을 들은 대구과학고 학생은 “세계 최고의 발명가인 토머스 에디슨도 무수한 실패를 했다고 들었지만 ‘나(에디슨)는 실패를 한 적이 없다. 다만 효과가 없는 1만 가지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라는 말을 총장님을 통해 들으니 잘 와 닿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고교생을 만나 이야기하는 동안 ‘우리 청소년들이 연어를 닮은 모험정신과 열정으로 삶을 개척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고 했다. 그는 “리더십을 갖춘 뛰어난 과학기술자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만 강조해서는 부족한 시대이다. 과학기술도 세상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청소년의 다양한 잠재력이 피어나도록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