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의 새코너 ‘진짜 사나이’는 제대한 지 20년 만에 군대에 돌아온 김수로(오른쪽에서 세 번째)부터 호주 출신 샘 해밍턴(오른쪽에서 두 번째)까지 다양한 참가자의 고생담을 그린다. MBC 제공
TV 예능계에 남풍이 거센 가운데 ‘군대’가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소재로 부상해 1990년대 인기 군대예능 ‘우정의 무대’나 ‘동작그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시작된 MBC 일밤의 새 코너 ‘진짜 사나이’는 방송인 서경석과 샘 해밍턴, 배우 김수로 류수영 손진영 등이 출연해 병영체험을 하는 모습을 24시간 카메라에 담는 리얼리티 프로. 첫 방송부터 시청률이 전작인 ‘매직콘서트’보다 2.3% 높은 7.8%를 기록했다(AC닐슨코리아 전국가구 자료). 프로그램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외국인인 샘 해밍턴이 군대 체험하는 모습이 정말 웃긴다” “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는 등 호평이 많다.
무용담은 넘치지만 두 번 가긴 싫은 곳. tvN 시트콤 ‘푸른거탑’은 군대예능 부활의 포문을 열었다. CJ E&M 제공
군대예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푸른거탑’을 연출하는 민진기 PD는 군대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민 PD는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가 관심을 가질 만한 키워드다. 또 한국사회의 위계 서열적인 구조가 군대와 비슷하기 때문에 여성들도 군대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군대예능을 남자들이 대세를 이루는 예능의 새로운 흐름으로 해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몇 년간 무한도전, 1박2일, 남자의 자격, 정글의 법칙 등 남자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가 많다. 군대는 남자 예능이 가진 장점, 특히 야생성을 잘 보여주는 소재다”고 분석했다.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군대예능의 인기에 대해 사회가 보수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진보적인 사회에서는 새로운 소재를 갈구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그런 점에서 군대예능의 부활은 사회의 보수화와도 닿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