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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잘가오, 영원한 국가대표 경찰”

입력 | 2013-04-19 03:00:00

선착장서 자살자 구하려다 실종 정옥성 경감 시신없는 영결식 거행
LG, 유족에 위로금 5억-학자금 지원




18일 인천 강화경찰서에서 열린 고 정옥성 경감의 영결식에서 한 경찰관이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치러진 이날 영결식은 더욱 무거운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8일 오전 10시 인천 강화군 강화경찰서 광장. 지난달 1일 강화도의 한 선착장에서 자살을 기도한 시민을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실종된 고 정옥성 경감(46)의 영결식이 열렸다. 영결식장 맨 위에는 하얀 국화로 둘러싸인 정 경감의 영정이 걸렸고, 그 아래 제단에는 그가 생전에 입던 경찰관 정복 1벌, 훈장, 공로장 등이 올려졌다. 시신이라도 찾은 시민과 달리 시신도 찾지 못한 채 치러지는 영결식이어서 분위기가 더욱 무거웠다.

▶본보 4월 18일자 A27면 끝내 못찾은 義人… 고이 잠드소서

▶본보 3월 4일자 A14면 돌아오지 않는 ‘모범 경찰’

정 경감이 생전에 환하게 웃으며 활동하던 모습이 촬영된 추모 영상이 상영되자 상복을 입고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그의 부인(41)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여보’를 부르며 오열했다. 옆자리에 앉은 고교 1학년인 장남(16)은 머리를 들어 말없이 허공을 바라봤지만 눈가에는 굵은 눈물이 새겨졌다. 정 경감이 사고 당일 현장에 출동하기 직전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다정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았던 중학교 1학년생 딸(13)은 ‘아빠’를 목 놓아 부르며 흐느꼈다. 딸과 쌍둥이인 막내아들은 눈을 질끈 감았지만 떨어져 내리는 눈물은 막을 수 없었다. 영결식에 참석한 350여 명의 동료 경찰관들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거나 어깨를 들썩였다.

이인선 인천지방경찰청장은 “당신은 본인의 안위보다 국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경찰관이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고자 했던 국민의 생명과 안전, 소중한 아내와 아이들의 미래는 여기에 남은 우리가 지키겠다”고 추도했다. 정 경감과 절친하게 지냈던 강화경찰서 112종합상황실 남기철 경위(47)는 고별사를 통해 “네가 그리 예뻐하던 딸은 아빠가 오면 같이 새우를 먹겠다고 창밖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데 너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며 “누군가는 너를 보고 바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너는 진정 우리 대한민국 13만 경찰의 대표였다”고 애통해했다.

고인에 대한 헌화가 시작되자 여경 2명의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오른 정 경감의 어머니(69)는 아들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헌화한 뒤 “어미를 두고 네가 먼저 가면 어떡하느냐”며 서럽게 통곡했다. 그는 아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일 새벽마다 사고를 당한 선착장에 나갔다고 한다.

고인의 머리카락이 들어 있는 유해함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임시 봉안됐다. 경찰은 순직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충원 일정에 따라 안장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유가족에게 보내는 사회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LG는 이날 5억 원의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또 정 경감의 자녀 3명이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들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도 전액 지원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도 유족에게 위로금 2000만 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인천=황금천 기자·김지현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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