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현대한국학연구센터장 일본인 최초 취임한 기미야 교수
4월 1일 일본 도쿄대 현대한국학연구센터장에 취임한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53·사진) 교수는 15일 대학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과거사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못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관계가 좋아졌기 때문에 과거사 문제 해결이 점진적으로나마 진행됐다”며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기대를 나타냈다.
기미야 교수는 일본의 한국학 연구 구심점으로 2010년 설립된 이 센터의 첫 일본인 센터장이다. 전임은 재일교포 강상중 교수. 그는 대학원 때 ‘개발독재’에 관심을 가지면서 늦깎이로 한국 연구에 뛰어들어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다.
“한일 간 특수 관계를 생각할 때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앞으로 정치 경제뿐 아니라 역사 문화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연구를 전개해 온 도쿄대의 한국 연구를 조직화해 동아시아 공동체 속에서 한일 양국이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
―일본에서 한류 붐과 한국에 대한 관심이 식고 있다.
“이달 초 아내와 함께 JYJ의 도쿄돔 콘서트에 갔는데 관객들의 열광은 대단했다. 한때의 대단했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류 붐이 갑자기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한류의 힘은 안정적이고 두터워졌다.”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과거사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서는 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여성기금 등의 노력이 평가를 못 받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아시아여성기금은 일본 정부가 관여했는데도 (정부의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정부와는 상관없다는 자세를 강조한 나머지 한국 정부나 국민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 했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유감스럽게 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권의 지지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일본이 하려는 것을 무조건 우경화라고 감정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양국 관계에) 위험하다. 집단적 자위권이나 국방군 등 한국이 갖고 있는 것을 일본이 가져서는 왜 안 되냐는 아베 총리의 말에는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왜 (일부 침략을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역사 인식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지를 잘 설명해야 한다.”
“한국은 유례 없는 저출산 고령화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현대사를 보면 왠지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한국은 주어진 조건을 이용하면서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 경제발전도 민주화도 세계화도 그러한 결과다. 다만 이제는 세계적인 국가가 되었으니 자신을 좀 더 상대화, 객관화해 볼 필요도 있다. 일본이나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