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 사진제공|덱스터필름
“3D효과, 할리우드서 1100억 요구
우리 손재주로 도전…120억 들여”
■ ‘미스터 고’ 김용화감독의 촬영 스토리
“영화는 새로운 걸 발견하는 게 아니라 숨겨진 걸 찾아내는 일이다.”
제작비에서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처음 할리우드에 의뢰해 시각효과 제작비로만 1100억원의 견적을 받은 뒤에는 아찔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미국보다 나은 것부터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월등한 우리 엔지니어들의 기술, 탁월한 손재주가 있으니 어쩌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우리가 겁낸 건 ‘한 번도 안 해봤다’는 것 뿐이었다.”
김용화 감독은 총제작비 가운데 시각효과에 120억 원을 썼다. 미국이 처음 요구한 금액에 10분의1 수준. “돈과 완성도는 상관이 없다”는 그는 “지금까지 나온 입체 캐릭터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술”이라고 자신했다.
그렇다고 기술만 좇을 생각은 전혀 없다. “영화에서 기술의 높낮이보다 중요한 건 어떤 콘텐츠를 갖느냐”라며 “할리우드만 따라 가면서 망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미스터 고’에서 김 감독이 강조하고 싶은 건 이야기가 담고 있는 애잔한 정서다. 주인공 고릴라 링링의 극중 나이는 45세. 링링의 단짝은 15세 소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