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부발로(가운데)가 21일 강원FC와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경남FC
강원과 1-1…1승 6무 무승부 징크스
밀리지 않는 경기력은 밝은 미래 증명
캡틴 강승조 “리그 3위 목표”자신만만
경남FC와 강원FC의 2013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8라운드가 열린 21일 창원축구센터.
두 팀 모두 승점 3이 절실했다. 경남은 도시민구단들 중 역대 ‘최소’ 및 ‘최단’ 기간 내 팀 통산 100승(FA컵 제외)을 꿈꿨고, 강원은 시즌 첫 승이 필요했다.
90분이 흐른 뒤 전광판에 새겨진 스코어는 1-1. 결국 누구도 웃지 못했다. 그저 패하지 않았다는데 만족해야 했던 사령탑들의 표정에도 착잡함이 느껴졌다. 그래도 더 아팠던 쪽은 9400여 홈 팬들에 100승의 선물을 주지 못한 경남이었다.
○ 더 높은 꿈을 꾸는 경남
킥오프를 앞둔 경남 라커룸 내 화이트보드에는 사자성어 두 개가 적혀 있었다. ‘경적필패(輕敵必敗·적을 가벼이 여기면 반드시 진다)’와 ‘물실호기(勿失好機·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만큼 경남 선수단의 의지는 강했다. 최 감독은 “(안종복) 사장님이 적어주신 글귀다. 난 ‘꼭 이기자’고 독려했을 뿐”이라며 미소 지었지만 각오는 다부졌다. 경남은 상대를 압도했다. 강원을 쉽게 여기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버릴 수 없는 찬스를 향해 사력을 다했다. 결실은 후반 17분 맺었다. 보산치치가 얻어낸 페널티킥(PK)을 부발로가 성공시켰다. 하지만 고질이던 수비 집중력에 또 한 번 발목을 잡혔다.
불과 7분 뒤 강원 공격수 지쿠에 똑같이 PK 실점했다. 그렇게 경남은 5경기 연속 무승부가 됐다. 경기 데이터에 따르면 경남은 볼 점유율 57대 43(%)으로 앞섰고, 슛 횟수에서도 13대6(개)으로 리드했다. 경남은 첫 골을 먼저 넣고도 실점을 내줘 비긴 경우가 잦았고, 이런 패턴이 이날도 반복됐다. 최 감독은 “꼭 이기고 싶었는데 (결과가 안 좋아) 속상하고 착잡하다. 골이 더 터져야 한다. 득점 찬스를 잡고도 성공 빈도를 높이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희망이 된다. 어떤 상대든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한다는 점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사실에서 경남의 밝은 앞날을 예감할 수 있다. 선수들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후반 교체 투입돼 맹활약한 경남 주장 강승조는 “리드하고 있다. 계속 비기며 상승세를 못 타고, 당장은 무승부가 많지만 경기력과 내용이 모두 좋아 언제든 이길 수 있다. 올 시즌 우린 상위 스플릿이 아닌, 정규리그 3위까지 노리고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