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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플러스] 한화 기살리는 바티스타의 뚝심투

입력 | 2013-04-22 07:00:00

한화 선수들이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한화는 시즌 4승째를 거둬 개막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호투하고도 승운 없던 선발진 굿맨
13연패 끊은 첫승 때도 묵묵히 제몫
두산전 무실점 2승…19일 완패 설욕
“야수들 수비 좋았다”훈훈한 동료애


한화는 올해 류현진(26·LA 다저스) 없는 첫 시즌을 맞았다. 에이스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같은 좌완인 대나 이브랜드와 유창식, 우완이지만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김혁민 등 몇몇 후보들이 거론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이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래도 무너진 한화 마운드에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3년차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다. 그는 올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설 만큼 구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잘 던지고도 이기지 못하는 불운이 거듭됐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4안타 4탈삼진 3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불펜의 ‘불쇼’로 승을 날렸다. 이어 이달 4일 대전 KIA전에선 6.1이닝 13탈삼진 3실점, 10일 대구 삼성전에선 7이닝 5안타 9탈삼진 4실점으로 각각 역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실망이 클 법한데,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연패에 빠져 힘들어하는 선수단에 햄버거를 돌리며 격려하는 착한 용병이었다.

한화 외국인투수 바티스타가 2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바티스타는 6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잠실|김종원 기자


이뿐만 아니다. 개막 13연패 끝에 감격스러운 시즌 첫 승을 올린 16일 대전 NC전 당시 마운드 위에는 바티스타가 있었다. 당시 5.2이닝 6안타 11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건지면서 자신의 첫 승도 챙겼다. 수비수들의 실책이 나왔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바티스타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 커브로 두산의 불방망이를 잠재웠다. 앞선 4차례 등판에선 탈삼진 37개(경기당 9.25개)를 솎아낼 정도로 힘으로 상대를 윽박질렀다면, 이날은 맞혀 잡는 투구에 집중했다. 6이닝 4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2승째(2패)를 낚았다. NC에 3연승한 뒤 19일 두산에 1-15로 대패하며 다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킨 역투였다. 야수들은 1점을 뽑아주는 데 그쳤지만, 수비로 힘을 보탰다. 특히 유격수 이대수는 결승타점(5회)을 올리는 한편 눈부신 수비로 팀과 바티스타의 승리를 지켰다. 백미는 7회였다. 1사 1·2루서 양의지의 까다로운 타구를 키스톤콤비 이학준과 이대수가 ‘4∼6∼3’ 병살로 연결시켰다. 마무리 송창식이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양의지, 정수빈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승부를 확정짓자 바티스타는 박수를 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 후 바티스타는 “두산 타자들이 내 변화구를 잘 공략하는 것 같아서 직구 위주로 승부했는데, 그게 적중했던 것 같다”며 “1회에 볼을 많이 던져서 이후부터 빠르게 승부하려고 했다. 야수들이 수비를 잘해줘서 실점 없이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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