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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청사진, 장관에게 듣는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입력 | 2013-04-22 03:00:00

“화학물질 국가가 직접 관리… 사고땐 원청업체에 책임”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6일 1시간 반 가까이 진행된 동아일보-채널A 공동인터뷰에서 ‘독일 병정’이란 별명처럼 흐트러짐 없이 시종 꼿꼿한 자세로 답했다. 그는 환경부 출신답게 정책과 현안을 세세히 꿰뚫고 있었다. 채널A 화면 캡처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된 유해화학물질 관리 권한은 다시 국가가 돌려받아 행사하겠습니다. 다른 오염물질 관련 업무도 필요하면 국가가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지난해 9월 경북 구미공단 불산 누출 사건을 비롯해 끊이지 않는 유독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된 관련 업무를 돌려받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자체에 넘어간 권한을 다시 환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안전 업무를 하도급에 맡기고 방치하는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사고를 낼 경우 원청 업체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13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환경부 산업자원부 등을 거쳐 국립환경과학원장과 기상청 차장을 마지막으로 2009년 공직에서 물러났다. 퇴직 후 한양대 연구교수, 폐자원에너지화·Non-CO₂ 온실가스사업단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장관이 돼 환경부에 돌아왔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윤 장관을 인터뷰했다. 채널A는 22일 오전 7시부터 30분간 ‘박근혜정부의 청사진, 신임 장관에게 듣는다’ 코너에서 이 인터뷰를 방영한다.

―박근혜정부에선 ‘환경복지’란 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환경복지에 대한 요구 수준도 굉장히 높아졌다. 이른바 고품격 환경복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도시에는 생태공원이나 놀이터를 많이 조성하고 농촌에는 도시와 격차가 큰 수도공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앞으로 환경부는 고품격 환경복지를 중점으로 추진하겠다.”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후진국형 사고의 원인은 안전불감증이다. 또 ‘빨리빨리’ 문화도 원인이다. 또 이를 조장하는 것은 바로 안전 업무를 하도급 주는 관행이다. 과거에는 수질오염사고가 많았지만 최근 가스사고는 차원이 다르다. 수질사고는 식수원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할 수도 있지만 가스는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 막을 방법이 없다. 1984년 인도의 한 농약공장에서 가스가 누출돼 2800명이 죽은 일도 있다. 그래서 가스사고는 예방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이에 대한 기업들의 각성이 있어야 한다.”

―유해화학물질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선진국에는 장외영향평가가 있다. 예를 들어 사고가 났을 경우 현장 바깥에 어떤 영향이 얼마나 미치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병원이나 교도소 등 시설 특성에 따라 예측하고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사고가 났을 때 관리소홀에 대해 하도급업체가 아니라 원청업체에 책임을 지워야 한다. 그래야만 하청을 준 뒤 방치하지 않는다. 또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갖고 있는 유독물 관리 업무도 우선 국가사무로 환수하려고 한다. 다른 환경업무 중에서도 필요성과 우선순위 등을 검토해 환수를 추진하겠다.”

―이명박정부는 환경과 성장 두 가지를 모두 잡으려고 녹색성장을 강조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녹색성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정책적으로 밀고 나간 것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시작에 비해 과정은 잘못된 것이 많다. 비유하자면 부산에서 서울을 가야 하는데 일부 정책은 서울이 아닌 제주도나 대마도로 가는 엉뚱한 내용이었다.”

―특히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크다. 박근혜정부에서 점검을 할 텐데 어떻게 진행되는지….

“만약 현 정부가 시늉만 하는 수준으로 점검한다면 논란을 잠재울 수 없다. 사업 전반에 대해 철저히 점검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완벽하게 수정하고 보완하겠다는 것이 환경부의 확고한 의지다. 다만 환경부나 국토교통부는 4대강 사업의 책임부서였기 때문에 국무조정실에서 주도해 점검할 것이다.”

―점검단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반대 측 인사들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지….

“찬성 및 반대 측 인사가 점검평가단의 주류가 되면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 새만금 사업 추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중립적인 전문가,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과학적 기술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4대강 유역을 대규모로 개발하는 ‘친수구역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친수구역 개발은 결국 4대강 사업으로 막대한 빚을 지게 된 한국수자원공사에 개발이익을 주려는 것이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경기 구리시 월드디자인시티 같은 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는 물가에 오염원을 두는 것이 된다. 환경부로서는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는 아무리 친수구역이라도 개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해결됐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같은 곳과 비교하면 여전히 심각하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의 오염물질이 문제인데 2015년부터 시행되는 수도권대기개선특별대책을 통해 배출기준을 20%가량 강화할 것이다. 중국 정부와도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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