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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도 해롭다” vs “적게 먹으면 장기능 개선”

입력 | 2013-04-22 03:00:00

■ 비만전문가들 단식 찬반논쟁




무리하게 단식을 하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체중을 줄이려면 무작정 굶기보다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 인류 역사상 단식은 주로 저항이나 종교적 목적으로 이용됐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영국에 맞서 일생 동안 5개월 넘게 단식을 해 유명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3년 군사정권에 맞서 23일간 단식투쟁을 벌였다. 이슬람교도는 종교적 가르침에 따라 라마단 기간(이슬람력 9월)에는 한낮에 식사를 하지 않는다. 단식을 하면 과연 체중감량과 건강한 신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비만전문가로 알려진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대한비만학회 회장)와 리셋의원 비만클리닉 박용우 대표원장에게 물어봤다. 》
○ 무리한 단식은 운동선수도 쓰러뜨린다

단식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알려졌다. 살을 뺀다며 마냥 굶는 건 예전 방식이다. 최근에는 ‘간헐적 단식’이 특히 인기다. 1주일에 한두 차례, 16∼24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하루 종일 1끼만 먹는 1일 1식, 물만 마시는 생수 단식 같은 방법도 있다.

무리한 단식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19)는 이달 초 심각한 컨디션 난조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리듬체조월드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이를 두고 “단식을 방불케 하는 무리한 체중감량 때문에 탈이 났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손 선수의 지인은 “시즌 전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리가 간 것 같다. 100g 단위로 체중을 조절하는 체조선수가 일반인보다 훨씬 적은 열량을 섭취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식사량 조절이 건강 악화의 원인임을 시사한다.

김 교수와 박 원장 두 사람 모두 체중감량을 위해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박 원장은 “현대인은 필요 이상의 열량을 섭취한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열량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위와 장이 가끔은 쉬어야 한다는 얘기.

반면 김 교수는 최근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이나 1일 1식 같은 요법은 의학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뜻.

박 원장은 “임상시험 근거는 부족하지만 동물실험에서 성장호르몬인자인 IGF-1이 줄어들어 노화를 방지하는 한편 인슐린 분비와 위,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발터 롱고 교수팀의 동물실험에서 손상된 세포가 단식을 통한 IGF-1 감소로 복원되는 걸 증명한 데서 근거한 추정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굶기를 반복하다가는 결국 장기 기능 개선은커녕 온몸에 수분만 날리고 면역감소, 무기력증, 담석 등 질환에 걸릴 뿐”이라고 반박했다.

○ 한 끼에 2, 3숟가락 덜 먹자


그렇다면 다이어트에 바람직한 식이요법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하루 3식을 유지하되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밥그릇에서 500Cal를 더는 방법. 한 끼에 2, 3숟가락 분량의 밥을 덜 먹고 반찬을 그만큼 줄이면 가능하다. 밥 7000Cal가 지방덩어리 약 1kg과 맞먹는 열량이니까 2주일간 하루에 500Cal씩만 적게 먹어도 1kg은 쉽게 뺀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원장은 “간헐적 단식이든 다른 단식법이든 건강한 사람만 시도해야 한다. 성별과 나이에 맞는 열량과 영양소를 섭취하되 일정한 간격으로 단식을 해야 체중감량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두 전문가는 식이요법 말고도 운동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했다. 적당한 운동을 식이요법과 함께 하면 목표한 날짜보다 훨씬 빨리 목표 체중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무리한 단식은 살을 못 빼고 건강만 잃는 ‘소탐대실’의 상황만 부르기 때문이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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