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게이츠 서울대 강연 “위험 감수하고 혁신해야 창조경제… 자퇴? 난 했지만 학생에 추천 안해”
“한국(삼성전자 등)은 이미 톱클래스에 도달해 있다. 이제는 애플과 같은 기업을 따라가기보다는 ‘한국 고유의 길’을 찾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58)은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근대법학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한국이 지향해야 할 ‘창조경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대 공대 이우일 학장과 15분여 동안 대담한 뒤 학생 200여 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그동안 한국은 일본과 미국 모델을 많이 따라했지만 창조경제를 하려면 그래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이제 세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기술도 많은 만큼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의성은 광범위한 지식에서 나온다”며 “젊음은 창의성의 가장 좋은 요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 참가한 학생들은 사전 신청을 통해 6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됐다. 근대법학백주년기념관 입구에는 입장하지 못한 학생과 시민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한편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강연이 끝난 뒤 장순흥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소듐냉각고속로(SFR) 개발사업단장과 만나 한국과 차세대 원자로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장 교수는 면담 직후 “게이츠 회장이 설립한 미국 에너지 회사 테라파워가 현재 4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추후 3∼6개월간 차세대 원자로 개발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곽도영 기자·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