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완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장이 말하는 ‘창업으로 가는 길’
그런데 류 교수는 대뜸 “다시 만들어 와”라며 호통을 쳤다. 투자 유치와 자금 운용 등 재무전략이 빠졌다는 이유였다. 박 씨는 “아이디어가 참신한데 재무전략이 대수냐는 건방진 생각이었지만 교수님의 조언을 듣고 차근차근 다시 준비했다”고 돌이켰다. 지금 박 씨는 스포츠앤세이라는 스포츠시설 마케팅을 해주는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의 창업자가 됐다. 올해 목표는 매출 5억 원을 올리는 것이다.
데이콤 사내 벤처 ‘사이버패스’를 성공적으로 일군 류 교수는 현재 창업 관련 과목을 가르치면서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전 한양대 경영대학장) 등이 “앞바퀴로 끌지만 말고 뒷바퀴로 밀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모교에서 일해 줄 것을 부탁하자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창업에는 선배 창업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씨가 창업한 스포츠앤세이도 ‘스포츠 관련 SNS’에서 ‘스포츠시설 마케팅 IT서비스’로 진화했다.
류 교수는 창업지원제도의 가짓수는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창업 생태계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 창업자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창업자들에게 ‘사장이 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늘 얘기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사장질’을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기업들에 “신입사원을 뽑을 때 창업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우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업 경험이 있는 직원은 최고경영자(CEO)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이나 애플은 창업 경력을 가장 좋은 ‘스펙’으로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