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위한 음악재단 ‘작은 통일 콘서트’ 재능기부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 이사장인 임미정 한세대 교수(왼쪽)가 19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더케이갤러리에서 열린 ‘작은 통일 콘서트’에서 탈북 청소년들에게 연주 곡의 유래와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두리하나 국제학교의 탈북 청소년들은 재단의 지원으로 음악 교육을 받게 된다.
탈북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두리하나 국제학교 학생 신요진 양(15)은 생애 처음으로 참석한 클래식 음악회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바이올린 연주를 처음 접했지만 악기 고유의 감성적 특징을 몸으로 느낀 듯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이경선 서울대 음대 교수는 이런 반응에 “바이올린 연주를 처음 듣고 악기가 가진 감성을 제대로 짚어낸 것 자체가 놀라운 ‘첫 만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준비해야 하나 된다-통일코리아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후원하고 사단법인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M4one)’이 개최한 ‘작은 통일 콘서트’가 19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더케이갤러리’에서 열렸다. 탈북자의 한국 정착을 도와 작은 통일을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탈북 청소년 학생 30여 명이 참석했다.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된다는 모토를 내걸고 음악재능을 기부하는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이 탈북 청소년의 음악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한 오프닝 음악회이기도 했다.
이경선 교수는 이날 생상스의 곡을 1723년에 제작된 명기 과르네리로 연주했다. 다른 바이올린보다 좀더 낮게 깔리고 짙은 음색을 지닌 과르네리를 빠른 손놀림으로 표현한 국내 최정상급 연주를 불과 2, 3m 앞에서 직접 체험한 것도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타고난 끼와 열정을 표현하려는 학생들도 단체율동을 준비해 공연함으로써 연주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김연아 양(앞줄 왼쪽)을 비롯한 두리하나 국제학교 학생들이 19일 ‘작은 통일 콘서트’가 끝난 뒤 찬송가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두리하나 국제학교 측은 “학생들이 타고난 끼를 발산하고 싶어 한다”며 콘서트가 끝난 뒤 5분간 율동 공연을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날 행사는 다양한 재능을 기부한 후원자들의 참여가 돋보인 자리이기도 했다.
연주에 참여했던 서울대 음대 1학년인 김예지 씨(20·여)는 “전공을 살려 도울 수 있어서 마음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리하나 국제학교는 탈북청소년 50여 명이 공동체생활을 하는 곳. 이 학교의 대표인 천기원 목사는 “이 자리가 작은 통일을 위한 모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친구 사이인 임 교수와 이 교수는 2000년 북한 모란봉예술극장에서 함께 연주했던 경험 때문인지 이날 행사가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새터민 청소년들이 작은 정체성에 매달리지 말고 남북을 떠나 더 큰 의미의 세계인으로 자라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5년 설립된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은 다문화학교 학생과 저소득 가정, 캄보디아와 탄자니아 빈민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도 음악재능 기부사업의 문호를 탈북 학생들에게까지 넓힌 것. 앞으로 재단 측은 직접 학교에 찾아가 음악교육을 한다. 연말에는 재단이 진행하는 음악교육을 받은 학생 30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아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후원 문의 02-725-3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