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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兄 작년 체첸 여행

입력 | 2013-04-22 03:00:00

美, 테러조직 연관 조사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체포가 일단락되면서 수사당국은 20일 범행 동기와 배후 등 수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체포된 조하르 차르나예프(19)가 목에 큰 상처를 입어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여행 및 금융거래 기록, 주변 사람과의 관계, 통화 및 인터넷 사용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건의 주범에 해당하는 형 타메를란이 숨져 수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하르 체포 뒤 “이번 수사에 모든 자원을 배치해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를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차르나예프 형제가 러시아와 연고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양국이 공조수사를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 수사당국은 차르나예프 형제가 이슬람권인 체첸 자치공화국과 이웃한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건너온 이민자 출신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숨진 형 타메를란이 2012년 1월부터 7월까지 체첸 인근 지역을 여행할 때 현지 이슬람 테러조직과 접촉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FBI는 타메를란의 체첸 방문 2개월 전인 2011년 11월 러시아 정부의 요청으로 그를 신문했지만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북캅카스 반군은 21일 웹사이트에 “다게스탄 무자헤딘 사령관은 캅카스 전사들이 미국에 대해 어떤 군사적 행동도 하지 않았음을 선언한다”고 해명했다.

국제 이슬람테러 조직의 배후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국내의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형제가 미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었고 미국에서 성장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해외 이슬람 세력과의 연계보다는 알카에다 등에 심취한 이들이 웹사이트에서 폭탄제조 기술을 습득해 테러를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국 대테러 정책의 방향을 국제 테러조직의 침투 대응에서 개인과 소규모 조직에 의한 자생적 테러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테러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조하르 재판에 매사추세츠 주 관할권을 적용하기보다는 연방법원으로 넘겨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한 테러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그럴 경우 최고 사형 구형이 가능하다. 반면 매사추세츠 주는 사형을 허용하지 않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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