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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마라톤 참가자 “테러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다시 달린다”

입력 | 2013-04-22 03:00:00

보스턴마라톤 악몽 딛고 런던도 참가




미국 보스턴 마라톤 완주 직후 폭탄테러의 끔찍한 기억을 이겨내고 21일 영국 런던 마라톤에 참가한 존 다리츠 씨(왼쪽)와 아내 케이시 씨. 사진 출처 선데이타임스

지난주 2013 영국 런던마라톤 대회 접수처. 한순간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15일 열린 미국 보스턴마라톤 대회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존 다리츠 씨(53)에게 쏠렸다. 그가 아내 케이시 씨(56)와 함께 데스크로 다가가 참가신청서를 내자 수백 명의 참가자가 모여들어 악수를 청했다. “축하합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21일 열린 런던마라톤에 참가한 다리츠 씨는 이날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테러리즘에 맞서 싸워야 한다. 런던마라톤 대회가 잘 진행되도록 하는 것도 그 싸움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리츠 씨는 3시간 40분 내 완주를 목표로 한 보스턴 대회에서 3시간 32분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쁨에 겨워 메달과 수건, 물병을 들고 길 건너편에 서서 박수를 보내고 있는 어머니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 순간. 약 90m 떨어진 지점에서 귀를 찢는 폭음과 함께 폭탄이 터졌다.

“평생 들어 본 적 없는 큰 소리였다.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며 땅바닥을 굴렀다. 어떤 사람은 발가락을 하나만 남기고 다 잃은 것 같았다. 지금 내 시력이 원래의 10% 정도다.”

이날 런던마라톤에는 다리츠 씨를 포함해 6일 전 보스턴마라톤에서 뛰었던 16명이 등록했지만 다리츠 씨만 대회에 참가했다.

런던마라톤 조직위원회는 출발에 앞서 30초 동안 보스턴 대회의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 시간을 가졌다. 모든 참가자는 옷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 조직위는 또 완주 참가자 1명마다 2파운드씩 모은 성금 7만 파운드(약 1억2000만 원)를 보스턴 테러 희생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