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2일 월요일 맑음. 암 어 뒤풀이 마피아. #55 Fastball ‘You're an Ocean’ (2000년)
돌짐승들 아니다. 미국의 3인조 록 밴드 패스트볼. 음악에 비해 엄청 과소평가된 그들. 패스트볼 홈페이지
‘짐승돌’이란 남성그룹 P를 가리킨다. 난 그들을 작년에도 도쿄에서 만났다. 그때 그들은 1만 석짜리 경기장에서 공연을 마친 뒤 취재기자단의 뒤풀이 자리에 납시어 여기자들의 셀카 공세에 시종 훈훈한 미소로 응했다. 요즘 어떤 아이돌 가수가 기자들 뒤풀이 자리에 오나. 기자단은 그날 꽤 행복했다. 나도 잘생긴 멤버 N에게 셀카 동반 촬영을 요청했다. 그때 찍은 사진을 난 어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도 게재하지 못한다. 외모 차이가 너무 현격해. 나도 좀 생긴 편인데….
서론이 길었다. 그룹 P의 멤버들을 10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이번엔 5만 석이 넘는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연 그들은 21일 밤 뒤풀이 자리에 합류했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난 지난해 안 좋은 일을 겪은 멤버 N에게 ‘돌직구’ 질문을 던진 터였다. 뒤풀이 자리에서 N이 내 맞은편에 앉자마자 난 거의 강제로 러브샷부터 했다.
그룹 P는 한 멤버씩 나뉘어 여러 테이블을 차례로 돌았다. 옆 테이블 기자들은 멤버를 우리 쪽으로 떠나보낼 때 ‘입소 잘하라’고 했고 그 멤버는 거수경례를 하며 우리 테이블로 입영했다. A 선배가 멤버에게 돌직구를 던지면 B 선배는 비꽜다. “그건 그냥 돌이잖아!” 우린 돌짐승이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