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박정은이 삼성생명 코치로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한다. 박정은의 은퇴식은 2013∼2014시즌 삼성생명의 홈 개막전 때 열릴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삼성생명 등번호 11번 사상 첫 영구결번
팀과 3년간 코치계약…지도자인생 출발
“선수들이 인정하고 신뢰하는 지도자 꿈”
2013∼2014 홈 개막전때 은퇴식 열기로
여자프로농구의 ‘국민 포워드’ 박정은(36·삼성생명)이 공식 은퇴했다. 삼성생명은 23일 은퇴한 박정은과 3년간 코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박정은은 공식적으로 코트를 떠나 지도자로 새로운 농구인생을 걷게 됐다.
박 신임 코치는 이날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선수로 은퇴하는 아쉬움보다 지도자로 새로 시작하는 설렘이 더 큰 것 같다”며 “18년간 선수로만 뛰다가 새로운 일을 하려니 심경이 무척 복잡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코치가 된지 이틀째. 박정은 코치는 요즘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박 코치는 “주변에서 ‘선수 박정은’을 빨리 버리고 ‘코치 박정은’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스타플레이어의 마인드는 지도자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 시선과 자세를 낮춘 채 선수들의 곁을 지킬 생각이다. 박 코치는 “선수들이 인정하기 때문에 믿고 신뢰하고 진심으로 따라가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남편(탤런트 한상진)을 비롯해 주변에서 리더십이나 명장들에 대한 책을 권해줘서 최근 틈틈이 읽고 있다. 좋은 내용들을 많이 읽고 앞으로의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11번’은 구단 첫 영구결번 “책임감 느낀다”
박정은 코치에게는 기념비적인 새 출발. 그러나 농구팬들에게는 스타선수 박정은과의 아쉬운 작별이다.
박 코치는 실업농구 시절인 1995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이후 태극마크만 11번 달면서 늘 한국여자농구의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프로 15년간 정규시즌 486경기에서 평균 13.46점을 넣었고, 정규리그 베스트5에 9번이나 선정됐다. 무엇보다 여자농구 사상 최초로 3점슛 1000개를 달성하는 위업을 남겼다. 삼성생명은 박정은의 등번호 11번을 구단 사상 첫 영구결번으로 지정하고 선수 시절 유니폼을 경기장에 전시하기로 했다.
○은퇴식의 순간? “펑펑 울 것”
박정은 코치의 은퇴식은 2013∼2014시즌 삼성생명의 용인 홈 개막전 때 열린다.
박 코치는 “아직은 코치 생활의 첫 걸음이라 정신이 없어서인지 은퇴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아마도 은퇴식 때는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까. 펑펑 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은퇴식 때는 여자농구계의 큰 별이자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주신 우리 고모(박신자 씨)를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 부모님과 우리 남편이 그 자리에서 꼭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