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상자 사거나 폐스티로폼 재활용… 채소 따라 ‘상자텃밭’ 크기 정해야자치구별 ‘농부학교’ 영농교육 알차
최근 ‘힐링’이란 단어로 대표되는 정서적 안정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접 채소를 재배하려는 도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9일 강동구청에서 개최한 텃밭 채소 가꾸기 강좌에는 예정인원 500여 명의 2배가 넘는 1200여 명이 몰렸다. 하지만 수요가 많다 보니 민영 주말농장이나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공영텃밭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 대안으로 요즘 각광받는 게 집안에서, 옥상에서, 회사 사무실에서 직접 채소를 가꿀 수 있는 ‘상자텃밭’이다. 상자텃밭에 관심이 있는 초보자들을 위해 권혁현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장에게 집에서도 쉽게 키우는 방법을 들어봤다.
키우려는 채소에 따라서도 상자텃밭의 용량이 달라진다. 8∼15L 정도의 작은 상자는 상추 등 재배기간이 짧은 채소나 키가 크지 않은 잎채소에 적합하다. 25L 이상의 큰 상자는 오이나 가지 등 키가 크게 자라는 채소나 무와 같이 뿌리가 깊게 자라는 채소를 심는다.
흙을 고를 때는 물 빠짐이 좋은 사양토, 병해가 없는 깨끗한 흙, 인공 용토(원예자재 판매상이나 화원 등에서 파는 원예용 흙) 등을 고르면 된다. 비료는 친환경 비료를 선택한 뒤 석회나 붕소를 넣어서 활용한다.
상자텃밭이 준비됐으면 씨를 뿌린다. 씨 뿌리는 방법은 점뿌림, 줄뿌림, 흩뿌림 등이 있다. 초보자는 시간이 좀 걸려도 한 곳에 2, 3알씩 5cm 정도 간격을 두고 뿌리는 점뿌림을 하는 것이 낫다. 종자도 절약되고 나중에 솎아낼 때도 편하다. 초보자는 모종을 사서 심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화원이나 원예자재센터에서 살 수 있다. 상추 등은 잎이 4, 5장인 것을, 고추 가지 토마토는 첫 꽃이 막 맺혔거나 꽃이 핀 것을 구입하면 된다.
자치구별로 운영하는 도시농부학교를 찾는 것도 좋다. 시 농업기술센터 전문지도사들이 상자텃밭 만들기, 텃밭 채소 가꾸기, 음식물 퇴비 만들기 등 실생활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영농기술을 가르쳐 준다. 서울시는 올해 10월까지 60회에 걸쳐 8000명을 대상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각 자치구 도시농업담당 부서에 문의하면 된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