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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위협에 놀란 日, 방위계획에 ‘적 미사일기지 공격’ 명시

입력 | 2013-04-24 03:00:00

■ 자민당 新방위계획대강 초안 마련
기동성 강화한 ‘동적방위력’ 첫 도입… 헌법 고쳐 국방군 창설 추진도 언급




일본 집권 자민당은 새로운 ‘방위계획대강’ 초안에 적(敵)의 미사일 발사 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도록 명시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자위대는 방어만 한다는 전수(專守)방위 개념이 강했지만 이제부터는 공격 능력을 갖추겠다는 의미여서 주변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안전보장조사회와 국방부회가 작성한 방위대강 초안은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 포괄적인 안전보장체제를 갖추되 미일 안보체제 강화 차원에서 적 기지를 선제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통국가에 대한 염원도 모두 담았다. 동맹국이 공격받으면 자국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간주해 반격하는 권리로 명시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헌법을 고쳐 자위대를 정식 군대인 국방군으로 고치도록 했다. 이런 모든 작업은 공격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뜻과 같다.

또 방위정책의 새 개념으로 ‘동적기동방위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2010년 민주당 정권이 방위대강을 개정하면서 내놓았던 개념은 ‘동적방위력’이었다. 전국에 흩어진 자위대가 유사시 신속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높인다는 것이었다.

자민당이 제시한 동적기동방위력은 기동성을 한층 강조한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부대를 신속하게 이동시키고 수륙 양측에서 전투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력과 장비의 기동성 향상에 중점을 뒀다.

새 방위대강은 최근 북한의 일본 원전 시설 공격 언급을 계기로 자위대의 원전 경호 강화도 추가했다. 중국과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을 염두에 두고 영토경비법을 정비하겠다는 식의 ‘빈틈없는 대응’도 강조했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의 방위대강안은 전후 과도하게 억제됐던 방위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정하는 내용이 망라돼 있다고 분석했다. 자민당의 국방관계 의원도 “방위대강은 과거에도 수차례 개정됐지만 이번에는 무게감이 다르다”고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자민당이 이처럼 강도 높은 방위대강을 만든 것은 여론의 지원에 힘을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실시된 일본 언론의 합동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이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은 78.4%, ‘북한에 대한 대비가 불완전하다’는 대답은 58.6%였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찬성은 65.8%였지만 반대는 21.8%에 그쳤다.

이 신문은 자민당 안이 모두 새 방위대강에 담기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집단적 자위권 보유, 방위정책의 새 개념, 그에 따른 각종 방위력 정비를 총리가 집중적으로 검토해 방위대강 마련 과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위대강은 일본의 국방정책과 방위력 정비의 기본방침이다. 옛 소련의 위협에 대비해 1976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수차례 수정을 거듭해 오다 2010년 센카쿠 열도에서 일어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정권에서 대폭 수정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