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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0세’ 민간기업 직원에겐 그림의 떡?

입력 | 2013-04-24 08:48:00


공공·민간 부문 근로자의 '정년 60세 의무화' 조치가 2016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3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정년 60세 연장법(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근속연수가 비교적 긴 공기업 직원들에게는 상당히 유효하지만 근속연수가 10년에도 못치는 대다수 일반기업직원들은 기대했던 혜택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24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10대 대기업그룹의 93개 상장사와 9개 공기업 직원들의 근속연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9개 공기업의 근속연수는 평균 15.0년인 반면 10대그룹 직원들은 9.36년에 불과했다.

대기업 직원들은 30세에 입사한다 해도 대부분 40세 전후에 퇴직을 하게 되며 40세를 넘긴다 하더라도 40대 후반에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자리를 지키기가 힘든 상황이어서 정년 60세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고용이 더욱 불안한 상황이어서 60세 정년의 혜택을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결과 여성근로자의 근속연수는 남성 근로자(10.2년)의 절반에 가까운 6.6년에 불과했다.

근속연수는 그룹의 주요 업종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조선과 자동차 등을 주요 업종으로 하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그룹은 평균 13.1년과 11.7년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한진그룹과 포스코도 11.4년과 11.2년으로 상위그룹에 들었다.

반면 주로 소비재를 생산 판매하는 LG그룹과 GS그룹은 각각 7.7년, 롯데그룹은 8.2년 등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한화(11년), 삼성(8.6년), SK(8.4년)는 중위권이었다.

근속연수를 공개한 공기업중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18.4년으로 가장 길었다.

이들 9개 공기업 남자직원들의 근속연수는 16.8년이나 됐고 여성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도 9.3년으로 대기업 평균과 맞먹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지난 2011년의 국가별 근로자 근속연수에서는 한국은 6.1년으로 OECD국가 중 하위권이었다. 포르투갈이 12.9년으로 가장 길었고 프랑스, 독일이 각각 12년과 11.5년으로 뒤를 이었다.

재계에서는 정년 60세 의무화를 시행하더라도 공기업 직원과 노조의 영향력이 강한 일부 대기업 직원들 중심으로 혜택을 보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개정안은 24일 환노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 29~30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2016년 1월 1일부터 공공기관, 지방공사, 지방공단,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면 이듬해인 2017년 1월 1일부터는 국가 및 지자체, 30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돼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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