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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가치 에어컨 핵심기술 中에 넘어갈 뻔…국정원에 덜미

입력 | 2013-04-24 10:50:32


기업과 정부가 700억 원을 넘게 들여 개발한 빌딩용 에어컨 핵심기술을 빼돌리려다 붙잡힌 회사 관계자들에게 나란히 징역형이 선고됐다.

지난해 9월 주말. 박모(50)와 윤모(43) 씨는 L사 시스템 에어컨 사업부 엔지니어링팀에 나타나 자신의 PC에 저장된 자료를 노트북으로 복사했다. 이들이 몰래 빼낸 자료는 L사와 정부가 각각 649억, 86억 원을 들여 개발한 빌딩용 에어컨 핵심 기술.

업계에 따르면 이는 세계 최대 용량의 시스템 에어컨 기술로 업계에서 향후 3년간 1조6000억 원을 벌 수 있다.

한 달 뒤 이들은 마카오에 건너가 중국 경쟁사에 이 같은 기술을 넘기기 위해 협상을 시도한 이후 회사 측에도 기술 유출에 대한 압박을 가하며 29억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와 윤씨는 결정적인 순간에 국정원 요원에게 덜미가 잡혔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국정원은 범행 일체를 확인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겼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최규현 부장판사는 23일 박씨와 윤씨에게 징역 2년과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09년 6월~지난해 5월 각각 부인과 내연녀 명의로 회사를 만들어 두 곳에서 번역 용역을 받은 것처럼 꾸며 약 3억1000만원을 챙겼다.

또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국책카드로 결제한 뒤 구입처에서 대금의 70%를 돌려받는 등 3억6000만원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이렇게 챙긴 돈을 해외 원정도박과 명품 구입비로 썼다.

한편 국정원의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지난 5년간 적발한 국내 기술 불법 해외 유출은 모두 202건. 이 가운데 전기전자 기술이 68건(34%)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산업기술을 빼돌린 당사자는 전 직원이 122건(60%)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기술 유출 수법도 진화했다. 과거  USB나 하드디스크 등 저장 매체 또는 e메일과 웹하드 등을 활용했지만 최근 들어 카드형 USB를 신용카드로 위장하거나 초소형 USB를 벨트의 버클이나 구두 깔창 밑에 숨겨 기술을 유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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