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바람 부는 프리미엄 차(茶)의 세계
오설록이 내놓은 블렌딩티 제품. 아모레퍼시픽 제공
하지만 너무 익숙한 탓에 차 문화를 오래돼서 흔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차는 누구나, 아무 때나 먹는 흔한 것이고 일본은 차의 품질보다는 문화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차의 역사가 오래된 곳이라 차 품질이나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원동력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차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키워드는 ‘블렌딩’과 ‘꼼꼼함’이다. 기존의 재료를 이상적인 비율로 혼합해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만들거나, 재료 선별부터 유통까지 심혈을 기울여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오설록 티스톤 지하에는 블렌딩 티의 주 재료 중 하나인 후발효차 보관장소가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블렌딩 티는 차는 맛이 없고 트렌디하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만든 제품이다. ‘설록 레이디스트로베리 티’에는 4개 이상의 재료가 들어갔다. 녹차가 47%, 홍차가 30%, 후발효차가 18%, 딸기향과 분말이 각각 4.5%, 0.5% 혼합된 제품이다. 오설록 관계자는 “숙녀처럼 경쾌하고 발랄한 딸기의 풍미를 전하는 제품”이라며 “20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설록의 차 생산지인 제주 지역만의 특색을 담은 차도 있다. ‘설록 제주삼다탠저린 티’는 후발효차와 한라봉 껍질만으로 만든 블렌딩 티 제품이다. 후발효차의 진한 맛에 한라봉 특유의 향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차게 해서 마셔도 좋다.
기능성 차 전문업체인 티젠은 최근 ‘레몬마테차’를 출시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위해 마테와 페넬(지중해 연안에서 생산되는 차의 원료), 레몬 등을 함께 넣었다. 티젠 관계자는 “최근 ‘디톡스’ 열풍으로 유명해진 레몬과 식욕 억제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페넬을 함께 넣어 시너지 효과를 노린 제품”이라고 말했다.
중국이나 일본을 통해 차 문화를 전해 받은 뒤로 홍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차 문화를 형성한 유럽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 유명 호텔에서 애프터눈 티 세트로 제공되고 있는 알트하우스는 독일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본연의 맛과 향을 지닌 ‘오리지널 티’ 시리즈부터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다. 철저한 매뉴얼을 통해 최고 품질의 찻잎만을 엄선해 만든 ‘루즈팩’ 라인에서는 홍차를 비롯해 허브차, 과일차, 백차(솜털이 덮인 어린 찻잎을 그대로 말려 만든 차) 등을 선보이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