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펀드는 증권사나 은행이 고객에게 판매하고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돈을 맡겨 수익을 내는 구조다. 펀드의 특성상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게 단점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보통 100에서 자기의 나이를 빼고 남은 숫자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하라는 ‘100―나이’ 원칙을 강조한다. 젊은층일수록 펀드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는 의미인 만큼 사회 초년병이라면 재형저축펀드 가입을 검토해 보는 게 좋다.
재형저축은 비과세 금융상품으로 15.4%(주민세 포함)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면제되고 농어촌특별세 1.4%만 부과된다. 연소득 5000만 원 이하의 근로자나 3500만 원 이하 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분기별 3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최소 7년은 유지해야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8일 기준 재형저축펀드 설정액 147억 원 중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펀드가 70억 원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19억 원), KB자산운용(14억 원), 삼성자산운용(13억 원) 등 순이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펀드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가치투자’라는 브랜드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표 가치투자자인 이채원 부사장이 운용하는 펀드로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이 각각 30%와 70%로 시장 대비 성과가 높은 편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 관계자는 “재형저축이 7년 이상 장기 투자 상품이다 보니 장기 가치투자라는 운용 철학을 갖고 있는 회사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출시 이후 수익률은 설정액 순으로 상위 20개 펀드 중 삼성재형아세안자(주식) 펀드가 5.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채권혼합)이 2.62%,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가 2.20%로 수익률이 높았다.
삼성재형아세안자(주식) 펀드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모(母)펀드인 삼성아세안펀드는 2010년 2월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이 110%가 넘는다.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자 펀드도 멕시코, 남아프리카,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이 주요 투자 대상국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신흥국 현지통화채권에 투자한 덕분에 수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재형저축 RP 등 특화상품도 많아
KDB대우증권은 ‘재형저축 환매조건부채권(RP)’을 대표로 내세우고 있다. 재형저축 RP는 가입 초에만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일정 기간 뒤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다른 재형저축상품과 달리 7년 만기까지 연 4.0%의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게 장점이다. 재형저축 RP는 중도에 해지해도 불이익이 없다. 이 상품은 선착순 1만 명에게만 한정 판매한다.
대신증권의 ‘대신밸런스재형펀드’는 해외채권 및 주식형 펀드 위주로 상품 라인업을 구성했다. △삼성재형아세안 주식펀드 △삼성재형차이나본토(주식) △KTB자산배분3-5-2(채권혼합) △미래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채권) △대신배당주(채권혼합) 등을 추천한다.
증권사들은 재형저축펀드 가입 이벤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5월 말까지 재형저축펀드에 가입하면 매월 10만 원 이상, 3년 이상 자동이체 약정을 맺은 고객 가운데 150명을 추첨해 백화점 모바일상품권 등 경품을 준다.
KTB투자증권은 6월 30일까지 ‘기쁨 두 배 재형저축 가입 이벤트’를 연다. 월 5만 원 이상 자동이체 신청을 한 고객의 이름으로 KTB투자증권이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에 1만 원을 기부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재형저축펀드 가입고객에게 3개월간 300만 원 한도에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1% 가산해 주는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도 재형저축에 10만 원 이상, 3년 이상 자동이체 약정에 가입하면 선착순 1000명에게 구운 토판천일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