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주요 구성품이라면 CPU(중앙처리장치)와 RAM(메모리), 그리고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구조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HDD 대신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넣거나 HDD와 SSD를 한 PC에 동시 탑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SD는 자기디스크 기반의 저장장치인 HDD와 달리 플래시메모리를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한다. 데이터를 읽거나 쓰는 속도가 빨라 PC의 체감성능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의 올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SSD 시장 규모는 지난해 보다 53% 성장한 1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는 HDD 시장 규모의 절반 정도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몸집 불리기 + 특화 제품으로 맞서는 HDD 진영
이란 상황에서 기존 HDD 업체들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경쟁업체를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2011년, 업계 1위였던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이 업계 3위였던 히타치의 HDD 사업부(히타치 글로벌 스토리지 테크놀러지스, 이하 HGST)를 인수했다. 그리고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지키던 씨게이트는 4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HDD 사업부를 인수, HDD 시장은 WD와 씨게이트의 양강구도로 재편되었다.
특정 기기에 최적화된 전용 HDD 눈에 띄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사양을 가진 범용 제품은 ‘블루(Blue)’, 전문가나 매니아를 위한 고성능 제품은 ‘블랙(Black)’, 그리고 성능보다는 저소음과 저전력을 강조하는 ‘그린(Green)’ 모델로 나누어 내놓는 식이다. 이 중 그린 제품은 특히 가격에 비해 저장 용량이 넉넉하다는 점이 높게 평가 받아 대단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예 PC가 아닌 제품에 특화된 HDD도 나왔다. 블루, 블랙, 그린에 이어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레드(Red)’ 시리즈는 데이터 저장용 소형 서버의 일종인 ‘NAS(Network Attached Storage)’에 최적화된 HDD다. 이 제품의 특징이라면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구동해야 하는 NAS의 특성에 맞게 내구성과 안정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WD 레드의 사양을 살펴보면 속도 관련 사양보다는 낮은 발열과 적은 진동, 그리고 긴 보증기간(3년) 등이 더 눈에 띈다.
모바일과의 접목, 용량 극대화 전략도 선보여
SSD에 비해 훨씬 큰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HDD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올 3월 HGST는 10nm(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단위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향후 디스크의 데이터 밀도를 기존 대비 2배로 높일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참고로 HGST는 2007년에 세계 최초로 1TB(테라바이트, GB의 1,000배) 용량의 HDD를 발표한 바 있다.
용량의 HDD, 속도의 SSD와 공존 계속할까
우수한 데이터 저장장치의 최대 미덕이라면 속도, 그리고 용량이다. 빠른 속도를 앞세워 SSD가 급격히 보급률을 높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고용량과 특화 제품을 지향하는 새로운 HDD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앞으로도 한동안 HDD는 일정 수준의 수요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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