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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청양군 “산부인과 의사가 없어요”

입력 | 2013-04-25 03:00:00

유일한 공중보건의 제대후 충원안돼
郡, 의사 1명 週1회 초빙진료 땜질대책
매주 환자 80여명… 외지로 가야할판




“군(郡) 예산을 부담해서라도 산부인과 의사를 확보해야 합니다.”

22일 열린 충남 청양군의회 임시회에서 김명숙 의원은 “여성의 부인과 진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가 (우리 군에는) 없어 인근 홍성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출장 진료를 하게 됐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충남 청양군에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 자치단체가 여성들의 부인과 진료도 보장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구 늘리기 정책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산부인과 의사 한 명도 없는 청양군

인구가 3만 명을 조금 넘는 청양에는 본래부터 개인 산부인과 의원이 없었다. 여기에다 유일한 산부인과 전문의이던 청양군보건의료원 공중보건의가 18일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의료원이 산부인과를 개설하면서 명칭을 보건소에서 바꾼 1988년 이후 25년 만에 산부인과 전문의 공백 사태가 생긴 것이다.

예년 같으면 공중보건의가 제대하면 곧바로 다시 충원 받으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산부인과 공중보건의가 전국적으로 부족해 청양군은 배정을 받지 못했다.

청양군의 경우 고령 인구가 많아 폐경기 여성 관리나 자궁암 검진 등 각종 진료 수요는 커지고 있어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성군이나 공주시, 보령시 등 산부인과와 분만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진료를 받으러 갈 수는 있지만 오고 가는 데 2시간은 걸린다. 김 의원은 “산부인과는 임산부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주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마음 놓고 진료 받을 수 없다면 군에서 시행하는 인구 증가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의사 초빙 등 긴급 대책 꾸렸지만…

청양군은 공중보건의를 배정받지 못하게 되자 지난주부터 부랴부랴 인근 홍성의료원의 전문의를 매주 목요일 한 차례 초빙해 부인과 진료를 보도록 긴급 대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산부인과 이용자는 하루 15∼18명(3년 평균)에 주당 75∼90명이어서 하루에 진료를 소화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산부인과 의사 혼자서는 분만도 받아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분만취약지구로 지정되면 보건복지부가 분만시설 설치와 운영비로 5억 원의 국비를 지원하는데 그마저 청양군은 탈락했다. 지역 분만 수요의 30% 이상이 지역 외 분만시설을 활용하고 지역 면적의 30% 이상이 지역 외 분만시설과 거리가 1시간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양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홍성의료원에서 전문의를 초빙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보고 하루 더 초빙하거나 조례를 정해 주변 지역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러 나가는 경우 교통비를 지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