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무손실음원 MP3… 음질 차이 실제 얼마나 날까우리귀는 초당 얼마의 돈을 지불해야 가장 행복할까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오디오 전문 매장 시청실에서 음악 평론가와 애호가들이 다양한 음원을 듣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내 음원 서비스 사이트는 올해 초 소리 압축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MP3와 차별화한 ‘무손실 고용량 음원’을 내놓았다. “CD보다도 음질이 좋다”는 게 서비스사의 주장이다. 가격은 곡당 1980원(부가세 포함) 안팎으로 다른 MP3 음원(660원)의 3배 수준이다. 영상이 비디오테이프에서 DVD를 거쳐 블루레이, 3D까지 발전했듯 우리 귀도 새로운 전기를 맞은 걸까.
음악 전문가와 애호가 6명을 초청했다. 미세한 소릿결까지 표현해 준다는 고가의 오디오 장비로 같은 곡을 CD, 용량 차이가 있는 두 가지의 무손실 고용량 음원, MP3의 형태로 섞어 들려줬다. 음원의 형태를 공개하지 않는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음질 평가를 부탁했다.
○ “무손실 고용량 음원보다는 CD를 택할래요”
○ 1초에 1원짜리? 11원짜리?
우리의 귀는 초당 얼마의 돈을 지불해야 가장 행복해질까.
마지막으로 요즘 유행하는 싸이의 ‘젠틀맨’을 들려줬다. “두 가지 형태의 음원을 차례로 들려주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실제 같은 무손실 음원 파일을 두 번 재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참석자들은 “처음 들은 음원이 두 번째 것보다 공간감과 표현력에서 훨씬 앞선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 평가자들 “그럴 리가 없는데…”
참석자들은 무손실 고용량 음원의 효용에 회의를 제기하면서 청취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즐기느냐가 음질을 좌우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제성 칼럼니스트는 “CD와 CD가 아닌 것을 구별하기는 쉬웠지만 무손실 음원은 힘들었다”며 “용량이 크다고 반드시 소리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황우창 평론가는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다는 것 이상”이라며 “좋은 소리란 동시대의 녹음 기술과 음악사적 맥락,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는 양태와 시대정신까지 복합해 정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반 애호가들은 “오늘 엄청나게 좋은 소리를 다양하게 들어봤지만 지금껏 들어왔던 청취 기기나 방법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