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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외교 격랑]“동북아 갈등 풀 서울프로세스 방미때 제안”

입력 | 2013-04-25 03:00:00

朴대통령 “非정치 분야부터 신뢰구축… 北도 참여 가능”
日 우경화엔 “역사인식 바르지 않으면 미래지향 어려워”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5∼10일 방미 기간에 자신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일명 서울 프로세스 구상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서울 프로세스는 영토분쟁이나 과거사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환경 국제범죄 재난 등 각국이 쉽게 협력할 수 있는 분야부터 협의해 나가는 동북아판 신뢰 프로세스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동아일보와 채널A 등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연 오찬에서 “아시아 역내 국가들 간에 경제적 상호의존도는 높아진 반면 안보나 영토 문제에 있어 분쟁이 끊이지 않는 ‘아시아 패러독스(역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포함해 동북아 여러 국가들이 기후변화와 테러 방지, 원전 안전문제 등 비정치적 분야부터 서로 협력해 신뢰를 쌓아 이를 토대로 다자간 더 큰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서울 프로세스 구상을 미국 방문 때 밝히겠다”며 “북한도 공동이익이 될 수 있는 것부터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프로세스는 냉전 당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옛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권의 인권 문제를 경제 안보 분야와 연계해 이들 지역의 민주화를 이끌어낸 ‘헬싱키 프로세스’를 본뜬 것으로, 남북 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함께 ‘박근혜식 신뢰외교’의 양 축이다.

박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우경화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에서 어느 나라도 경제와 안보 등 모든 문제를 혼자 다 해결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일본의 우경화는 아시아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일본으로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기본적으로 (한일이) 협력관계로 가야 한다”면서도 “역사인식이 바르게 정립되는 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과거의 상처가 덧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기 어렵다. 일본이 깊이 신중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개성공단 중단 조치를 취한 데 대해서는 “식자재 반입이 20일째 허용되지 않아 거기 남아 있는 우리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북한이) 이렇게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면 어떻게 세계인들의 신뢰를 얻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개성공단은 남북관계가 지속 가능한 관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시금석”이라며 “과거와 같은 퍼주기식 해결은 있을 수 없다. 새 정부에서 적당히 넘어가는 일은 결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할 거냐, 말 거냐의 문제가 아니다. 대화 창구는 항상 열어 놓고,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북한 주민들을 생각해 계속해 나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촉구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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