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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아이언맨3’ / 영화 속 아이언맨과 가상 인터뷰

입력 | 2013-04-26 03:00:00

“새로 맞춘 슈트가 47벌이나 돼… 여자-아이들도 재밌어 할거야”




“한국 팬 여러분, 뭇 여성과 원 나이트 스탠드를 즐기던 제가 고뇌하는 모습이 상상이 가요? ‘아이언맨3’에서 확인하세요.” 소니픽처스 제공

아이언맨=이놈의 인기는 하여간. ‘아이언맨3’의 한국 팬들이 개봉 전 30만 명 넘게 예매를 했다고? 한국에서 개봉 전 예매 신기록을 세웠다면서? 지난해 여름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기록(25만4000여 명)을 훌쩍 뛰어넘었더군.

기자=영화에서처럼 역시 거만하군요. 당신이 왜 이렇게 인기죠?

아이언맨=몰라서 물어? 남자들이 내게 열광하는 이유는 내가 그들의 욕망을 대리 충족시켜주기 때문이야. 쇠로 만든 슈트를 입으면 못하는 게 없잖아. 하늘을 날고, 엄청나게 기운도 세지고, 슈퍼히어로가 되잖아. 요즘 남자들 직장에서 부속품처럼 살면서 호연지기가 없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 역)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쉰이야. 중늙은이도 옷만 입으면 영웅이 된단 말이지. 귀네스 팰트로(페퍼 포츠) 같은 젊은 미인까지 얻고. 그리고 ‘쫄쫄이 추리닝’ 단벌인 애송이(스파이더맨)나 바지 위에 팬티 입은 ‘떡대’(슈퍼맨)보다 내 패션이 얼마나 멋져. 기자 양반도 슈트 하나 빌려줘?

기자=변신 코드는 다른 맨들도 마찬가지잖아요?

아이언맨=손에서 거미줄 나가는 스파이더맨, 억만장자인 배트맨은 현실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잖아. 근데 나는 과학적으로 가능할 것 같거든. 그리고 이 맨들은 유머가 없어. 난 능청스럽고 재밌잖아. 더구나 맨들은 너무 도덕적이야. 자신의 도덕적 방관을 자책하는 스파이더맨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목을 맨 배트맨에 비해 바람둥이인 나를 보면 대중은 맘 놓고 오락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거지.

기자=이번 3편은 1, 2편과 뭐가 다르죠?

아이언맨=1편은 아이언맨의 탄생을 그려. 2편은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지. 3편은 아이언맨의 정체성 찾기야. 만날 슈트와 가슴에 달고 다니는 소형 원자로에만 의존하는 스타크가 자연인으로서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이야. 악당 만다린의 공격으로 집과 애인을 잃어버린 스타크가 맨몸으로 돌아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지. 연출자인 셰인 블랙 감독은 ‘롱 키스 굿나잇’(1996년)의 시나리오 작가였어. 이 영화에서도 전직 특수요원이었던 지나 데이비스의 내면 갈등을 그리고 있잖아.

기자=정체성 갈등은 슈퍼맨에서도 나오는 거잖아요?

아이언맨=음∼. 이건 내가 보기에 4편을 위한 포석으로 보여. 이제 아이언맨이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단 말이야. 그러니까 새로운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아이언맨 존재의 핵심인 슈트와 소형 원자로를 대신할 뭔가를 찾는 것이지. 그래서 시리즈 전체의 변화를 주려 하는 것 같아. 더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서 그만.

기자=너무 철학적인데, 그럼 재미없겠네요?

아이언맨=그런 말 하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오! 이번에는 볼거리가 많아. 첫 장면부터 스타크의 절벽 위 멋진 집이 박살이 나거든. 아, 이 장면 멋있어. 리모컨처럼 손짓만 하면 몸에 와서 달라붙는 새로운 슈트도 볼거리야. 이번에는 새로 만든 슈트가 47벌이나 돼. 그리고 스타크가 시골에서 만난 아이가 중요한 역할을 해. 귀네스 팰트로도 좀더 역할이 늘었고. 여성과 어린이 관객을 위해 재밋거리를 늘렸지.

기자=스타크의 집이 박살나는 장면 이후 중간에 좀 지루하다는 평도 있던데요?

아이언맨=인정!

※이상은 ‘아이언맨3’의 주연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닌, 영화 속 아이언맨을 상대로 한 가상 인터뷰입니다. 25일 개봉. 12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