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조세피난처 등 역외 탈세 강력 대처”
김덕중 국세청장이 중소기업과 대기업 경영자들을 잇달아 만나며 ‘재계 끌어안기’에 나섰지만 기업인들은 국세청의 최근 행보에 우려를 쏟아 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국세청장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일감 몰아주기 과세’와 ‘해외 금융계좌 신고’ 등 세제 현안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용배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올해 7월 시행할 일감 몰아주기 과세와 관련해 납세자가 직접 신고하고 납부하는 방식에서 국세청이 세금을 책정해 고지하는 방식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사장은 “관련 규정이 너무 복잡해 납세자가 정확한 과세 소득을 계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과거 종합부동산세가 고지 방식으로 전환돼 납세자의 불편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 이번에도 방식을 바꿔 기업 부담을 덜어 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김 청장은 국세청이 기업을 옥죄려 한다는 우려에 대해 “국세청의 제한된 조사 인력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지나치게 과장된 이야기”라며 “그 대신 해외투자를 가장한 불법 송금이나 비(非)거주자로 위장해 국외소득을 조세피난처로 은닉하는 등 지능적인 재산 해외 유출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5단체는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정치권에서 쏟아내고 있는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체휴일제 도입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경제계의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경제단체들이 현안에 대해 공식 모임을 갖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새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날 회동에는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과 김무한 한국무역협회 전무가 참석한다.
김철중·박창규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