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 맹주’ 발판 마련한 이완구77% 지지, 충청 주민들 기대 반영… JP “내 득표율 근접했네” 기뻐해안철수 실체 보면 국민 실망할 것
4·24 재·보선 충남 부여-청양에서 승리한 이완구 의원(63·사진)은 24일 77.4%의 지지를 얻은 것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그는 25일 충남 청양군 대치면사무소 면장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80%를 넘는 압승을 거뒀을 때는 충청권 홀대라는 정치적 배경이 있을 때였다”며 “이번 선거는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압승해 충청권 표심의 변화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부여군과 청양군 26개 읍면을 차량으로 모두 도는 강행군을 했다. 그는 생기가 넘쳤다. 3년 동안의 공백기를 거쳐 정치권으로 복귀한 기쁨이 묻어났다. 2012년 초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판정을 받고 10개월여 동안 투병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는 건강에 대한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주치의 판단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어 괜찮다. 국회의원직과 목숨을 바꿀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세종시가 조기에 안정되는 데 필요한 예산과 충남도청 이전으로 발생한 부채를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 용지 매입비의 정부 부담 등도 충청권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라고 진단한 뒤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을 ‘포스트 JP’ 또는 ‘충청권 맹주’라고 부르거나 차기 대권 및 당권 도전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그는 “가당치 않다. 그런 높은 지위와 역할은 국민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겸허한 자세로 현직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이제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봉사 기회라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JP는 이날 이 의원의 당선인사 전화를 받고 “허허, 옛날 내 득표율에 거의 근접했더구먼”이라며 기뻐했고 이 의원은 “예의를 지켜야죠. 총재님보다는 조금 못 미치게 얻었습니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박근혜정부가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3∼6개월 내에 국정방향과 틀을 명확히 잡겠다는 각오로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 정부는 난제를 돌파하고 창의적으로 문제 해법을 찾는 데는 미숙한 것 같다. 관료와 전문가 집단으로 이뤄진 데다 긴장감과 목표의식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 의원은 안철수 의원에 대한 생각을 묻자 “지난 36년 동안 경제 및 치안관료, 외교관, 도지사, 국회의원 등을 지냈지만 국정 현안을 접하면 여전히 당황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며 “‘새 정치’라는 수사만으로 정치를 시작한 안 의원은 실체가 알려질수록 국민의 실망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