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케이윌.
애절한 발라드로 팬들의 눈물을 빼놓던 가수 케이윌(본명 김형수·32)이 달라졌다. 만개한 벚꽃처럼 그의 마음에도 사랑의 꽃이 활짝 피었다.
케이윌은 4일 정규 3집 파트1 ‘이러지마 제발’에 이어 파트2 ‘러브 블러섬(Love Blossom)’을 발표하고 6개월여 만에 돌아왔다. 타이틀곡 ‘러브 블러섬’은 리드미컬한 어번 솔(Urban Soul) 장르로 달콤한 사랑노래다.
“파트2는 봄과 잘 어울리는 앨범입니다. ‘러브 블러섬’은 작정하고 봄을 겨냥해 만들었죠. 컴백이 늦어지면서 꽃이 질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올해는 봄이 늦게 찾아왔네요.”
“소녀시대와 싸이에 밀려 6주 동안 1위 후보만 한 적이 있어요. 첫 1위를 했을 때도 동방신기와 씨엔블루 사이에서 기적을 만들었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세상은 제가 편하게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그의 말처럼 케이윌의 성공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늦은 데뷔, 적지 않은 나이, 아이돌 가수들과 다른 음악 장르까지…. 외로운 싸움은 계속됐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친 케이윌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08년 ‘러브 119’를 발표하면서. MC몽이 피처링을 한 이 노래는 큰 성공을 거뒀고, 실력파 가수 케이윌을 대중에게 알린 계기가 됐다. 이후 ‘눈물이 뚝뚝’ ‘가슴이 뛴다’ ‘니가 필요해’ 등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차트를 휩쓸며 ‘믿고 듣는 음원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케이윌은 여전히 불만이다. 그는 “많은 곡이 사랑을 받았지만 가수로서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는 ‘국민가요’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7년차 가수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꽃이 지듯 인기도 사라지는 때가 올 텐데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은데….”
“조용필 선생님은 존경할 수밖에 없는 가수예요. 선생님을 보면서 저도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선생님의 신곡을 들었을 때 뭔가로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이었죠. 시간을 초월한 음악이었어요.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계시더라고요. 선생님의 열정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어요. 노래는 물론이고 창법, 분위기, 스타일까지 모든 게 놀라워요.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하필 제가 왜 앨범을 냈는지….(웃음)”
데뷔 7년차에 접어든 케이윌은 어느덧 30대 초반의 나이다. 그는 “시간이 빨리 흘러 걱정이다”며 “이렇게 좋은 시절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떠나보내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결혼해 아기가 있는데 저는 아직도 혼자예요. 콘서트나 공연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외롭고 쓸쓸해요. 그런데도 딱히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왜 그럴까요. 하하.”
아직 연애는 서툰 케이윌. 하지만 재산 관리만큼은 철저하다. 그는 데뷔 초부터 모든 돈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결혼자금도 이미 마련했다.
“가요계에도 ‘장르 파괴시대’가 온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죠. 대중 가수인 만큼 ‘좋은 음악’으로 사랑받고 싶습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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